[미디어펜=박소윤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도시정비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년 실적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주를 확보하면서 '3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뒀고, 하반기 송파한양2차 등 강남권 주요 사업지를 정조준하며 시장 내 입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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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자리한 아이파크몰 용산./사진=HDC현대산업개발 |
15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약 2조82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1조3331억 원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올해 설정한 연간 목표치도 초과 달성했다.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은 강원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4369억 원)을 시작으로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4196억 원) △부산 연산10구역 재개발(4453억 원) 등 지방 대형 정비사업을 따내며 몸집을 키웠다. 최근 이뤄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9244억 원)을 기점으로 미아9-2구역 재건축(2988억 원), 신당10구역 재개발(3022억 원) 등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서울권 사세도 넓혔다.
3조 원 돌파 여부를 결정짓는 첫 분기점은 이달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방배신삼호(삼호4차) 재건축사업이 될 전망이다. 앞서 방배신삼호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두 차례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방식을 전환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6일 개최된다.
방배신삼호 재건축사업은 지하 5층~지상 최고 41층, 6개 동 920가구 규모로, 이번 총회로 시공사가 확정되면 연내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본격화된다. 해당 사업은 2016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2019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으나 1·2기 집행부와의 갈등, 입찰 무산, 3기 조합장 해임 등 내홍을 겪어왔다. 업계는 시공사 선정이 무산될 경우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이번이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분석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평당 공사비 876만 원(인근 대비 약 70만 원 저렴) △CD+0.1%의 사업비 금리 △이주비 LTV 100% △사업촉진비 2000억 원 등을 조합에 제안했다.
◆ 하반기 '빅딜' 송파한양2차 수주전 본격화…9월 본입찰 마감
HDC현대산업개발의 하반기 최대 격전지로는 송파한양2차가 꼽힌다. 송파한양2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21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뒤 9월 4일 본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입찰참여자들은 입찰보증금 600억 원 납부, 현장설명회 참석, 제안서 제출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총 공사비 686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송파구 가락로 일대 약 6.2만㎡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9층, 총 1346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라는 입지적 상징성과 단지 규모, 고급화 수요를 감안할 때 설계·브랜드 경쟁 등이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디벨로퍼형 설계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건축설계 그룹 SMPD(Sarver McLaughlin Design Planning)와 손을 잡고 '잠실을 넘어선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SMPD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고급 주거·복합개발 특화 설계사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나인원 한남', '래미안 원베일리' 등 국내 하이엔드 주거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왔다. HDC현대산업개발과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사업에서도 협업한 바 있다. 당시 수주 성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송파한양2차에서는 전면1구역에서 맞붙었던 포스코이앤씨와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공산도 크다. 포스코이앤씨는 송파구 최초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적용할 방침으로, 인근 버스정류장에 브랜드 홍보물을 설치하는 등 수주전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성수1지구 재개발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에도 착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공개한 홍보영상에는 한강변에 조성될 대단지 아파트와 부대시설 등에 대한 비전이 담겼다. 성수1지구 재개발 프로젝트는 한강과 맞닿아있는 총 19만4398㎡ 규모의 부지에 총 3014가구의 아파트 및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간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재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말까지 남은 대형 사업지들의 시공사 선정 결과가 향후 순위와 브랜드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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