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미국 등 해외증시의 성장세에 힘입어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이들을 타깃한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외화 환전 시 환율 100%를 우대해주는 해외주식 전용 통장을 출시하는 한편, 자사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주식거래기능 도입을 앞둔 은행도 나오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미국주식 투자자를 타깃해 '하나 해외주식전용 통장'을 출시했다. 해당 통장은 하나은행이 하나증권과 함께 출시한 해외주식 매매 전용 외화보통예금이다. 예금통장에 보유 중인 달러를 기반으로 하나증권을 통해 즉시 미국주식 매매 및 외화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 이는 별도의 증권계좌로 외화를 이체하던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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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등 해외증시의 성장세에 힘입어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이들을 타깃한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외화 환전 시 환율 100%를 우대해주는 해외주식 전용 통장을 출시하는 한편, 자사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주식거래기능 도입을 앞둔 은행도 나오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아울러 하나은행은 성인에 한정해 비대면 은행 연계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해줬는데, 미성년자도 포용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서학개미 모객을 위해 달러 입금 시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나증권 신규 고객에게는 통장 개설 후 미국 주식을 거래할 경우 매매수수료도 6개월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주식 거래 편의성과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하기 위한 전용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외화예금 환율우대를 내걸어 맞불을 놨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 '신한 밸류업(Value-up) 글로벌주식 외화예금'으로 해외주식을 투자하는 고객에게 환율 100%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당 외화예금은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계좌를 동시 개설하고, 해외주식 매매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은행이 달러자산으로 한정한 반면, 신한은행은 달러·엔화·유로화 등 총 11개국 통화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 해외송금 수수료를 50% 우대해주는 한편, 자동매매(이체) 기능 등 편의성도 개선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신규·기존 고객에게 달러 입·출금 거래 시 환율 100% 우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1인당 월 환전 한도는 30만달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주식투자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지난달 자사 모바일앱인 '우리WON뱅킹'에 주식거래가 가능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연계 서비스'를 내놓았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WON MTS'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은행앱에서 주식계좌 개설, 매매, 잔고 및 수익률 확인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주식만 거래할 수 있는데, 오는 12월에는 해외주식 거래 기능도 추가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단순 은행앱에서 벗어나 '금융·투자 통합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건 해외주식 거래액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까닭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844억 5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약 16% 늘었다. 이 중 주식이 1360억달러로 전체의 73%를 차지하며 지난해 말보다 약 12% 증가했다. 채권은 지난해 말보다 약 30% 급증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건 미국주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대미 금융투자 잔액은 960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는데, 미국 증권투자액이 6304억달러로 전체의 63.4%를 점유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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