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 캐시카우로...연매출 2조원 눈앞
가전 구독에서 공간 구독으로 확장 가능성↑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가 빠르게 성장 중인 구독형 가전 사업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연간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독 사업 매출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영역이 '공간 구독' 형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LG전자 고객경험 공간 ‘그라운드 220’. LG전자 모델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디저트를 만드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가전 구독은 3∼6년 가량 기간을 설정해 제품 구독료를 월 단위로 분납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이전되는 사업 모델이다. 구독 사업 품목으로는 기존 정수기·식기세척기·냉장고 등 주력 생활 가전부터 노트북·PC까지 두루 구성돼 있다. 

특히 케어십(유지·관리)과 렌털을 포함한 통합 모델로 운영돼 고객의 초기 지출이 적어 신혼 부부나 중산측 고객에게 수요가 높다. 회사 입장에선 수익 변동성을 줄이고 실적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는 기존 정수기, 공기청정기 중심 렌털 시장에서 처음으로 대형 가전 구독 개념을 도입해 관련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독 사업은 LG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자리했다. 올해 1분기까지만 50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금액으로, 이 흐름이라면 연내 2조 원 돌파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해 구독 매출 역시 1조6727억 원으로 2023년(9628억 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LG전자의 구독 사업이 단순 제품 대여를 넘어선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식기세척기·정수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구독과 이에 따른 케어십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단순 가전 구독 형태를 넘어 '공간 구독'으로까지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리모델링 전문 기업 LX하우시스, 미디어·통신 플랫폼을 보유한 LG헬로비전과 협업을 확대하면서 구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모델링·인테리어 서비스 등 연계 사업을 모색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가전 배치, 생활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가전을 포함한 종합 스마트홈 인테리어 설루션을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구상할 수도 있다. 

   
▲ 2025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 신제품. /사진=LG전자 제공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021년도 LX하우시스와 공동 개발한 색상을 적용한 오브제 콜렉션을 내놓은 바 있다. 양사는 지난 2019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상품 기획을 협업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LG전자가 직접 공간 구독으로 뛰어들어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난 바는 없다. 

하지만 높은 시장 유망성에 따라 LG전자 내부적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홈 플랫폼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데이터 자산과 그룹 시너지에 기반한 사업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 통계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약 11조6500억원, 연 평균 성장률은 9.6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은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한 대표 사례"라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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