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SK렌터카가 충남 천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장 'SK렌터카 오토옥션'을 새롭게 선보이며 중고차 유통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예고했다. 단순한 경매장을 넘어 차량 정비와 상품화까지 결합한 원스톱 플랫폼을 통해 거래 신뢰도를 높이고 렌터카 기반의 유통 구조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SK렌터카는 1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SK렌터카 오토옥션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이정환 SK렌터카 대표와 박상욱 SK렌터카 경영지원부문장이 참석했다.
오토옥션은 연면적 약 8만9000㎡(약 2만7000평), 주차 가능 대수 3000대로 국내 중고차 경매장 중 최대 규모다. 수도권에 집중된 기존 경매 인프라와 달리, 교통 요충지인 충남 천안에 위치해 전국 단위 물류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그동안 외부 경매장을 통해 차량을 매각해왔던 SK렌터카는 오토옥션을 통해 도매 채널을 직접 운영하게 됐다. 올해 말까지 누적 출품 2만 대, 낙찰률 70% 이상, 회원사 1000곳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연간 10만 대 규모까지 출품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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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환 SK렌터카 대표가 15일 천안 오토옥션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
이정환 대표는 "SK렌터카 전체 연 매출 1조6000억 원 중 약 3분의 1이 중고차 매각에서 발생한다"며 "렌터카 특성상 차량이 4~7년 주기로 반납되기 때문에 신뢰도 높은 유통 채널을 자사 내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경매는 매주 화요일 오후 정기적으로 운영되며, 회당 약 1000대 규모의 차량이 출품된다. 현장에는 100석 규모의 입찰석이 마련돼 있으며,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통해 전국 어디서든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다.
오토옥션의 핵심 경쟁력은 '프루브 스테이션(PROOV Station)'이라 불리는 상품화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221가지 항목의 정비·점검 결과를 기반으로 차량 상태를 분석하고, 판금·도장·클리닝·탈취 등 상품화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모든 점검은 외부 전문기관이 함께 참여해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인다.
국내 경매장 중 유일하게 하부 스캔 장비, AI 기반 외관 판독 시스템, 360도 VR 촬영, 전기차 배터리 성능 진단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입찰자는 차량 상태를 실물 수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차량 상태를 소개하는 '인스펙션 스튜디오'도 운영되며, 온라인 입찰자와의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SK렌터카는 이번 오토옥션 출범을 계기로 도매 거래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중고차 소매 시장 진출은 보류했다. 이 대표는 "경쟁사들이 인증중고차를 앞세워 소매를 강화하고 있지만, SK렌터카는 렌터카 본업과 오토옥션 인프라 정착에 먼저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자사 차량을 활용한 중고 렌트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타고바이(TAGO-BUY)'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일정 기간 중고차를 렌트한 뒤 만족할 경우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렌탈료 일부를 차량 가격에서 공제하는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라며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상욱 SK렌터카 경영지원부문장은 최근 불거진 롯데렌탈 인수 관련 논란에 대해 "최대주주인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결합 심사 단계에 있으며, 합병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SK렌터카의 최대주주인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두 기업의 렌터카 시장 합산 점유율은 36%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독과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부문장은 "중소 렌터카 업체와 캐피탈 계열 경쟁사가 많은 시장 특성상, 독점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토옥션을 비롯해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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