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일본에 패하며 6년 만의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FIFA랭킹 23위)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랭킹 17위)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전반 8분 일본의 저메인 료에 내준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 주민규가 일본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이번 E-1 챔피언십 우승은 일본이 3전 전승(승점 9점)으로 차지했다. 한국(2승 1패, 승점 6점)은 국내 개최 대회에서 아쉽게 2위를 했다. 이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이 홍콩을 1-0으로 꺾고 1승 2패, 승점 3점으로 3위에 올랐고 홍콩(3패, 승점 0점)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다 우승팀(2003, 2008, 2015, 2017, 2019)이지만 지난 2022년 대회에 이어 다시 일본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여전히 42승 23무 17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최근 3번의 A매치 맞대결에서 연이어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대회 3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1 챔피언십은 EAFF가 주관하는 국제축구대회로 남자부는 2003년부터, 여자부는 2005년부터 시작돼 격년 개최를 원칙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이 번갈아 개최한다.

홍명보 감독은 앞선 중국, 홍콩전과 마찬가지로 3백을 기반으로 한 3-4-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원톱에 배치된 가운데 양 측면에서 이동경(김천상무)과 나상호(마치다젤비아)가 지원 사격했다. 서민우(강원FC)와 김진규(전북현대)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태석(포항스틸러스)과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양쪽 윙백을 맡았다. 3백은 김주성(FC서울)-박진섭(전북현대)-박승욱(포항스틸러스)으로 꾸렸으며 골문은 조현우(울산 HD)가 지켰다.

   
▲ 프리킥을 준비하며 상의하고 있는 이동경(왼쪽)과 김진규. /사진=대한축구협회


2022년 E-1 챔피언십에서 만난 후 3년 만에 맞붙은 한일전답게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의 기세 싸움 속 빠른 속도로 공수가 전개됐다. 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나상호가 때린 오른발 슛이 골대 맞고 나왔다.

한국이 골대 불운을 아쉬워할 새도 없이 이어진 일본의 공격에 실점했다. 1분 뒤인 전반 8분 저메인 료가 소마 유키의 크로스를 왼발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리드를 내준 후 한국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여러 차례 코너킥을 얻는 등 세트피스 기회가 많았으나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전반 42분 이동경의 코너킥 후 흘러나온 볼을 이태석이 과감하게 슈팅한 볼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자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를 빼고 홍콩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이호재(포항스틸러스)를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후반에는 한국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계속 공세를 폈고, 강한 압박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후반 17분 이동경의 슈팅 시도가 있었다. 일본은 조직적인 수비로 한국의 반격을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 이태석이 일본 수비 두 명을 앞에 둔 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만회골이 나오지 않자 나상호 대신 문선민(FC서울), 김진규 대신 강상윤(전북현대), 이동경 대신 오세훈(마치다젤비아)이 잇따라 교체 투입됐다.

오세훈이 들어가 이호재와 전방에 자리잡자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39분 수비수 김주성을 빼고 공격수 정승원(FC서울)까지 넣어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에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후반 40분 오세훈이 머리로 떨궈준 볼을 이호재가 한 번 트래핑한 후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을 때렸다. 일본 골키퍼가 반사적으로 몸을 날리며 선방하지 않았다면 한국의 동점골이 터지는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후에도 한국은 맹공을 퍼부었지만 끝내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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