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구축한 현지 생산 시설 확대…현지 고객사 및 정책 대응 이점
권역별 리스크 분산해 충격 최소화…멕시코서 미국 FTA 거점 확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업계 내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HL만도는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고 주요 메이커들과의 협력 확대를 노리면서 리스크 분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 HL만도 CI./사진=HL만도


1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부품에 예고한 25% 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각 기업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현지 투자 확대에 따라 현지 생산 시설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HL만도는 이미 운용중인 미국 공장을 활용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전략이다.

HL만도는 지난 2003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2004년 앨라바마주 오번시에 첫 생산 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에는 조지아 주에 두 번째 생산 공장을 추가 설립해 핵심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당 공장들은 현대차와 기아 미국 공장을 비롯해 GM(제너럴 모터스)등 북미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HL만도는 새로운 현지 고객 확보를 위해 생산기지 및 설비를 증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 업계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원하는 방향성인 미국 내 생산기지를 이미 구비하고 있다는 것은 대응에 유리한 고점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충해 완성차 업체의 현지 조달 수요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이 적은 현지 생산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HL만도는 미국 OEM(위탁제조업체)들이 요구하는 가격경쟁력과 신속한 납품, 현지화율을 모두 높이고 있다. GM의 경우 관세로 인해 부품 현지 조달 비중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HL만도의 현지 네트워크가 불확실성 대응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HL만도는 미국 현지 전동화(전기차 부품) 라인 증설에 투자해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등 미국 내 생산능력을 37.5% 가량 증대시키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의 전동화 부품 비중은 올해 6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단일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도 눈에 띈다. HL만도의 시장별 매출 비중은 미국 23%, 중국 25%, 국내 36%에 달한다. 한 지역의 경제·정책 여건 변화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한 구조다. 최근에는 멕시코와 같이 미국 FTA(자유무역협정)가 적용되는 무관세국 현지 생산 거점도 확대해 수출하는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HL만도는 지난 2017년부터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아르떼아가시에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해당 공장은 지난 2023년 2공장 증설을 완료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2공장이 가동돼 관세 리스크 대응에도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HL만도는 유럽, 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과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신규 전기차 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 부품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함께 추진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HL만도식 대응모델이 국내 부품업계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며 “지속적인 R&D와 현지화 전략의 결합이 관세 충격을 극복하는 실질적 해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L만도는 지난 2분기 고부가가치 부품 수주, 고객사 확대 등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HL만도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3275억 원, 영업이익 992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10.7% 씩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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