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손해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 검토에 나서면서 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신규 가입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절판마케팅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은 다음달 보험료 책정에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 인하 여부와 인하 폭, 적용 상품 범위를 검토 중이다.
|
 |
|
▲ 국내 금융사들이 모여있는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DB손해보험은 다음달 1일부터 예정이율을 현재 2.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둔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로 보험사는 이를 반영해 보험료를 산출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낮아지고 낮을수록 보험료가 오른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p) 내리면 보험료는 상품 유형과 가입 연령 등에 따라 10% 내외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계약자의 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수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금리 인하기에 돌입하면서 투자손익이 줄어들어 예정이율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 들어 2월과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면서 연 2.5%로 떨어졌고, 이는 보험사의 평균 공시이율인 2.75%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락하게 된다. 보험사는 계약에 따른 보장 또는 만기 시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 주식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데 이에 따른 영업이익을 경과운용자산으로 나눠 구한 값이 운용자산이익률이다.
보험사의 자산운용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를 잘했다는 의미다. 현재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정이율 인하가 예고되면서 일각에서는 영업현장에서 보험료 인상 전 가입을 서두르고 유도하는 식의 절판마케팅이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설계사는 “설계사들이 상품 개정에 대해 안내하면 그 전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절판마케팅에 따라 설계사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절판마케팅으로 판매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 펼쳐지면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거나 분쟁·민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식의 홍보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만큼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급하게 가입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