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동 “정체성·대북관에 명확한 입장 밝혀야”
김태선 “북한 주적, 헌법·법률에 없어...정치적인 것”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고 발언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퇴장했다.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세력”이라며 “지난 14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께서 말씀하신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한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주적이 아니냐”는 질의가 반복되자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대답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7.16./사진=연합뉴스

논란이 일자 김 후보자는 “주적과 관련해선 제 전문이 아니라서 통일부 장관이 말씀하신 것에 동의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께서 ‘북한군’이 주적이라고 말씀하신 것에도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정회를 요청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 특히 대한민국 주적이 어디냐에 대한 의견 정리를 못 한 것 같다”며 “국무위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대북관이다.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주적이라는 얘기는 헌법이나 법률에 적용돼있는 게 아니다”라며 “국방부 장관은 주적이 북한이라고 얘기하고 통일부 장관은 주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북한을 주적이라고 여길 수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건 정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하고 있다. 2025.7.16./사진=연합뉴스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김 후보자의 대북관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2011년 12월 27일 김정일 조문을 목적으로 평양을 가겠다고 신청한 내역이 있다”며 “당시 불과 1년 전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조문을 신청했냐”며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김정일 조문 신청은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차원이었다”고 반복해서 답했다.

또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012년 6월 민주노총에서 ‘노동자, 통일을 부탁해’라는 교육자료를 발간했다”며 “그 내용에 북한 3대 세습 관련 ‘김정은이 김정일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이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는데 김정은이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김정은이)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3대 세습 또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전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북한 주적론’에 대해 김 후보자의 정리된 견해가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색깔론’이라며 회의 진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문회장에서 퇴장했고 민주당은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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