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17일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혼합 비율을 공개하고, 주택업계도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를 공개하라며 '주택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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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시멘트 공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범대위에 따르면 가장 높은 폐기물 혼합 비율을 기록한 곳은 한일현대시멘트 삼곡공장으로, 총 30만 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7만7000톤(25.6%)의 폐기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쌍용C&E 동해공장(180만 톤 중 45만 톤, 24.2%), 성신양회(140만 톤 중 32만 톤, 23%) 순으로 폐기물 사용량이 많았다. 반면 혼합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한라시멘트로, 114만 톤 생산 중 18만 톤을 혼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혼합 비율 순위보다 실제 혼합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위를 차지한 한일현대시멘트 삼곡공장의 경우 절대 생산량이 적어 폐기물 사용량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2위에 오른 쌍용C&E 동해공장이 혼합 비율이 유사하면서도 생산량은 더 많아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폐기물을 혼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멘트에 포함된 폐기물은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6가크롬(Cr⁶⁺)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시멘트 내 6가크롬 기준을 kg당 5mg 또는 2mg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 기준은 20mg/kg 이하다.
2023년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도 국내 시멘트의 평균 6가크롬 함량은 평균 9mg/kg 이상, 최고치는 16.2mg/kg에 달했다. 반면 프랑스, 일본, 스위스 등에서 수입한 시멘트는 유럽 시험법 기준 평균 0.128mg/kg, 국내 시험법으로도 5.48mg/kg에 그쳤다.
범대위는 "국내 시멘트 공장이 겨우 국내 기준을 맞추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유럽은 이미 극소량만 검출되도록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느슨한 기준 아래서 폐기물 시멘트를 대량 사용하면 국민 건강은 결국 심각한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범대위는 이번 통계 공개를 계기로, 주택업계에도 책임 있는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범대위는 "폐기물 혼합 시멘트를 사용한 공동주택이라면,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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