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소재의 내재화 및 국산화는 물론 국내외 협업, 장기공급계약, 정부-공공기관과의 컨소시엄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정책 변화와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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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 인터배터리 2025 부스에 전시된 전기차 하부 모듈. BMS, 액침냉각 등 차세대 안전기술이 적용됐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리튬, 천연흑연, 니켈 등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생산 확대 및 내재화에 적극 투자 중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배터리 소재·광물 공급망에서 약 7~8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의 핵심원자재법 등 글로벌 규제가 중국산 소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핵심 원료의 조달선과 생산 라인을 다변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온은 최근 엘앤에프와 북미 시장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FP 배터리는 기존에 중국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양사는 협력을 통해 북미 현지 생산 및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국내산 수산화리튬 6000톤 공급 계약을 체결해 미국 현지 공장과 글로벌 정책에 대응할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선을 확보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은 올해 연말까지 1차 공급 이후 2~3년간 추가 공급 계약도 협의 중이다. 수산화리튬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기존에는 주로 중국산을 사용해왔지만 계약을 통해 국내산 사용, 북미 공장 공급을 확대하게 됐다.
삼성SDI 역시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 장기공급 및 합작법인 설립 등 긴밀한 협력이 진행 중이다. 핵심 광물 및 소재의 국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비중국 소재 공급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
해외 자원 확보 역시 주요 과제다. 국내 배터리 업계 호주, 캐나다, 아프리카 등 비중국권 광산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의 장기공급계약·지분투자에 나서고 있다. SK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현지 합작사를 통한 생산설비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소재사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신소재와 공정 공동개발 MOU를 통한 미래형 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섰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소재기업과 장기공급 계약 및 합작법인 설립으로 미국, 유럽 공급망 다변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를 정부와 공공기관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광해광업공단 등과 함께 국내외 자원개발에 공동 투자하고 관련 정책·인프라를 동원해 민관 공동의 미래 공급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방위 협력의 중심에는 ‘핵심 광물·소재의 비중국권 조달 확대’, ‘글로벌 규제 및 정책대응’,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가 자리한다. 각 기업들은 장기공급계약, 합작법인 설립, 정부-민간 컨소시엄, 신소재·공정 개발 등 다각적 전략으로 글로벌 정책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 미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자원부터 소재, 셀, 완성차까지 복잡한 밸류체인으로 연결된 만큼 이러한 협업과 다변화 전략은 앞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국제적 신뢰와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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