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성공 가능성 희박한데 끝까지 올인”
“MBC 제소한 건 분명 잘못…외교부 대표해 사과”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 시도…국민께 사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은 21일 취임사를 통해 “지난 몇 년간 외교 사안이 국내 정치에 이용됐고, 실용과 국익이 주도해야 할 외교 영역에 이분법적 접근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도 끝까지 올인했다. 외교부가 MBC를 제소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외교부를 대표해 MBC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급기야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을 시도하기까지 했다”면서 “이런 모든 과정에서 그간 외교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해 외교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문화와 업무 관행을 확실히 바꿔나가겠다”면서 “한편, 불가피하게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직원들에게는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정상으로의 복귀를 넘어 하루 속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7.21./사진=연합뉴스

조 장관은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급변하는 국제정치 현실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구현해야 한다”며 “먼저 지정학적 불안정과 긴장이 심화되는 이 시기에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또 “이를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며 “단계적·실용적 접근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에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조 장관은 심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외교 다변화로 전략적 지평 확대’, 업무 체계에서 ‘정무와 경제 간 칸막이 허물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에 기여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 모든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총체적인 외교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외교 역량은 일차적으로 여러분 개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저는 직원 모두가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고,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외교 체제의 혁신에 특별히 더 신경을 쓸 것”이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직원들이 담당 업무에 주인의식을 갖고 임하되 혹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책임은 위쪽에 더 많이 두도록 하겠다”고 했으며, “본부와 공관이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공관장에게는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