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 2.4%대로, 인뱅 적금 6%대로 하락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 수신(예·적금)금리가 지난해 10월부터 거듭 하락하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중반대까지 내려왔고, 고금리를 자랑하던 인터넷은행 예·적금도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외에도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이 더해지면서 은행들이 수신자금을 유치할 유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 여파로 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5~2.55%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하는 상품은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으로 연 2.55%를 마크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이 연 2.50%로 나타났으며,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2.45%로 집계됐다. 

   
▲ 은행권 수신(예·적금)금리가 지난해 10월부터 거듭 하락하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중반대까지 내려왔고, 고금리를 자랑하던 인터넷은행 예·적금도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외에도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이 더해지면서 은행들이 수신자금을 유치할 유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전월취급 평균금리 연 2.50~2.55%에 견주면 하단이 약 0.05%포인트(p) 하락했다.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농협은행 외 나머지 네 은행의 예금금리는 일제히 전월취급 평균금리 대비 약 0.05~0.10%p 하락했다.  
 
고금리를 자랑하는 인터넷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전날부터 예·적금 상품 4종의 금리를 최대 0.50%p 인하했다. '코드K정기예금' 금리는 0.05%p 하락한 연 2.55%, 코드K자유적금과 주거래우대자유적금 금리(만기 1년 기준)는 각각 0.10%p 낮아진 연 3.20% 3.10~3.70%로 낮아졌다. 단기 적금 상품인 '궁금한 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7.20%에서 0.50%p 하락한 연 6.70%로 내려왔다. 궁금한 적금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상품으로 당시 최고 연 7.50%의 금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달 연 7.20%로 인하한 데 이어 전날 0.50%p를 추가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8일부터 예·적금 상품 5종의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구체적으로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60%에서 2.55%로, 자유적금(만기 1년 기준) 금리도 연 2.80%에서 2.75%로 각각 0.05%p 하락했다. 아울러 '저금통' 기본금리는 연 6.00%에서 연 4.00%로 2.00%p 급락했고, '한달적금' 기본금리도 1.00%p 줄어들면서 최고금리가 연 7.00%에서 6.00%에 불과하다. '26주적금' 기본금리는 2.50%에서 2.00%로 하락해 최고금리가 5.50%에서 5.00%로 내려왔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 배경에는 시중금리 인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2.511%로 지난해 말 3.332% 대비 약 0.821%p 하락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033%에서 2.526%로 약 0.507%p 내렸다. 실제 은행들의 수신금리도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명분으로 은행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영업을 틀어막은 점도 수신금리에 악영향을 줬다. 은행으로선 예적금으로 확보한 자금을 대출로 내어줘야 하는데, 대출영업이 막히다보니 이자를 내어주며 자금을 확보할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더욱이 인터넷은행권의 경우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이 50~70%대에 불과해 100% 안팎인 시중은행보다 수익성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하락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자금을 유치할 요인도 사라졌다"며 "은행으로선 높은 이자를 제공하며 수신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사라진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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