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개포·송파·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예정
대형 건설사, 브랜드 경쟁력·맞춤형 전략 앞세워 표심 공략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서울 강남·송파·성수 등 이른바 '한강벨트' 정비사업지를 둘러싼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잇달아 예정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전략 수립과 홍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강벨트 사업지가 향후 추가 수주 성패를 가를 '승부처'로 부상한 만큼, 핵심지를 선점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 올해 하반기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도시정비사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삼성vs대우, 개포우성7차서 ‘맞대결’…송파·성수 등 시공사 선정 절차 밟는다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 21일 강남구 일원동 일대에 개포우성7차 재건축 홍보관을 각각 열고 조합원 표심잡기에 돌입했다. 개포우성7차는 지하 3층~지상 35층, 총 15개 동 1122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사업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8월 23일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을 ‘5세대 래미안’의 출발점으로 삼고 디자인 혁신과 프리미엄 커뮤니티 설계를 중심으로 한 고급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필수사업비 전액 CD+0.00% 조달 등 파격적 금리조건을 내세운 대우건설도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리뉴얼 버전을 개포우성7차에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양측은 경쟁사와의 비교표를 공개하는 등 맞불 작전으로 응수하고 있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총 공사비 686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송파구 가락로 일대 약 6.2만㎡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9층, 총 1346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글로벌 구조설계 회사 LERA와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구조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GS건설도 전담 수주팀을 꾸리고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을 예고하는 등 수주전 참여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강남권 또 다른 핵심 사업지인 개포우성4차 재건축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개포우성4차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49층, 총 1080가구 규모 단지로 재탄생한다. 용적률이 낮고, 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조합은 오는 25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9월 9일 입찰을 마감할 방침이다. 

현재 개포우성4차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이다. 특히 롯데건설은 이곳 사업지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앞서 진행되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입찰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부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도 본궤도에 올랐다. 이 중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는 성수1지구에서는 현대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3사가 물밑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4개 지구로 나눠 추진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사업은 성수동1가 일원에 총 55개 동, 9428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각 지구별 규모는 △1지구 3014가구 △2지구 2609가구 △3지구 2213가구 △4지구 1592가구 등이다. 공사비 2조원 규모 성수1지구는 면적이 가장 넓고, 사업성이 우수한 '대장지구'로 평가 받는다. 최근 조합이 대형 건설사 10곳을 대상으로 입찰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현대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1지구에 이어 추진되는 성수2지구에도 전운이 감돈다. 당초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의 양강 구도가 예상됐으나, 최근 삼성물산이 가세하면서 3파전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성수 2~4지구 수주를 목표로 '래미안 브랜드타운'을 개발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수립한 상황이다.

◆ 한강벨트 수주전, 시장 판도 가를 ‘분수령’…대형 건설사 '‘별들의 전쟁’

   
▲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사진=서울시 정비몽땅

건설업계가 한강변 대형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우수한 사업성과 브랜드 파워 제고 등 전략적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한강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통상 소득 상위층을 겨냥한 고급 주거상품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외관 특화, 커뮤니티 고급화, 조경 차별화 등 설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브랜드 쇼케이스’ 무대다.

특히 한강변 입지 자체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상징적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들 사업의 수주 이력은 이후 타 지역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강력한 레퍼런스로 작용한다. 단순 수익성뿐 아니라, 향후 수주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지역에 조성되는 단지들은 인근 시세를 이끄는 ‘시그니처 단지’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국내 공동주택 거래 사상 최고가(3.3㎡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28층 전용면적 133㎡가 106억 원에 계약이 성사됐는데, 3.3㎡(평)당 2억6000만 원이 넘게 거래된 셈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화된 브랜드 전략, 구조·설계 차별화, 커뮤니티 제안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며 대형사 간 경쟁이 과거보다 훨씬 정교하고 치열해졌다”며 “하반기 한강벨트 내 시공사 선정 결과가 향후 정비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