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규제'로 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연초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영업 전략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만큼 건전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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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규제'로 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연초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영업 전략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하반기 가계대출 물량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은행권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대기업 중심의 여신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현재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5조5357억원으로, 올해 들어 5조 9147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8조7728억원)의 67%에 달하는 규모다.
5대 시중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서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 총량을 당초 계획보다 50% 감축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수도권·규제 지역의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책을 발표했다. 이달부터는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가계대출 규모는 약 1800조원으로 정부는 경상성장률(3~4%)를 고려해 연간 증가폭을 75조원으로 잡고 관리하려고 했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1%포인트(p) 하락한 만큼, 연간 20조원 정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을 약 14조5000억원, 하반기 7조2000억원 정도로 잡았다. 하지만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50% 수준으로 줄면서, 시중은행의 하반기 대출 총량 목표치 역시 기존 대비 3조~4조원 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출 여력에 차이가 있어 상반기 대출 실적에 따라 축소율이 다르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25%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은행들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신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국내은행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31로 전분기(-11)보다 크게 강화됐다. 반면 기업대출 태도는 대기업의 경우 –6에서 6으로 완화됐다. 플러스(+)는 대출태도 완화를, 마이너스(-)는 강화를 의미하며, 대출태도가 강화된다는 것은 대출영업을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만큼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57%로 전월 말(0.53%)모다 약 0.04%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월 말 (0.62%) 대비 약 0.06%p 악화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3%로 전달(0.11%)보다 약 0.02%p 상승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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