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진 사퇴를 두고 박찬대·정청래 당대표 후보 간 미묘한 입장차가 나왔다.
박 후보는 강 의원의 공개적인 사퇴 메시지가 나오기 17분 전에 사퇴를 촉구하면서 ‘대통령실 사전 교감설’이 제기됐다. 반면 정 후보는 사퇴 이후에도 ‘동지적 연대’를 강조하면서 당권 경쟁을 둘러싼 당원 민심에 미묘한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24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23일) 17분 전에 글을 올렸는데 17분 뒤에 강 의원 자진 사퇴 발표가 날 것이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
 |
|
▲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후보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2025.7.23./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 의원과) 많은 부분이 일치됐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거나 부담이 된다면 어떤 의견도 감수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은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며 강 의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이후 강 의원은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의 이 같은 공개 메시지가 곧바로 사퇴로 이어진 점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정무적 사인’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강 의원의 사퇴 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전 교감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며 “강 의원이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알렸고,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고, 보고를 받고 대통령은 별말씀이 없으셨다고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
|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7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다만 강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기 약 1시간 전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알렸다고 밝힌 점 등을 보면 강 의원에 대한 공개적인 사퇴 촉구는 이미 결정된 강 의원의 사퇴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정청래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 동지”라며 “인간 강선우를 위로한다. 함께 이겨도, 함께 져도 동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며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그는 강 의원의 장관 후보자 사퇴 결정에 “안타깝다.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한 바 있다.
|
 |
|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박찬대 당 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박 후보가 ‘국정 부담’을 이유로 결단을 요구한 것과 달리, 정 후보는 인간적 연대와 공동 책임을 강조하면서 두 후보 간 온도 차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 구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날 당원 표심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에도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검찰 ‘사건 조작’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과거사위법’ 제정과 공소 취소 등 검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정 후보도 같은 날 “법원에 내란피의자 상습적 영장기각 판사류가 암약하고 있는 한, 내란특별재판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란특별재판부 도입을 주장했다. 다만 내란재판 전담 특별재판부 설치는 앞서 박 후보가 발의한 내란특별법에도 포함된 사항이다.
민주당은 8월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강 후보자 사퇴를 둘러싼 파장은 박 후보에게 검증된 친명(친이재명) 리더십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강력한 정무 감각을 부각시켜 1위를 달리는 정 후보를 얼마나 추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