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키움·신한·하나·메리츠 등 인가신청…'유동성 공급' 기대감↑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삼성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등 5개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각축전이 예상된다. 신규 유동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당국이 최근 일선 금융회사들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 인가 여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 최근 삼성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등 5개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각축전이 예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멈춰있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신규 지정이 재개되면서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의무 등 생산적 금융 분야로의 자금공급 촉진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하위규정' 개정안을 예고하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개편으로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운용 규제를 개편해 내년부터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10%에 상응하는 국내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하고 모험자본 공급은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 상향될 예정이다. 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의 운용한도는 현재 30%에서 내년 15%, 2027년 10%로 단계적 하향(IMA는 즉시 적용)된다.

현시점 발행어음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이 인가를 받은 상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회사에 적용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는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조달이 가능한데, 자기자본 8조원이 기준인 만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2개 대형사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런가 하면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은 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를 동시에 신청하며 긴시간 정체됐던 초대형IB 추가지정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종투사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행어음 인가에만 재도전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2017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하며 5개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으나 발행어음 인가의 경우 각사 대주주들의 적격성 문제,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 내부통제 이슈 등이 겹치면서 일부 증권사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설상가상으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이슈가 더해지면서 오랫동안 추가 지정이 없는 채로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 신규 인가 찬스가 온 만큼 조건을 갖춘 증권사들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인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발행어음 업무는 일선 증권사 입장에선 큰 도약점이 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통용된다. 간단히, 또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인수합병(M&A), 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등 자금력이 많이 필요한 IB 업무에 필수적이다.

시장 전체로 보면 발행어음 사업자가 늘어날수록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이 더욱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당국이 이번 추가인가에서 어느 정도까지 문을 열어줄 것인지에 따라 증시 등 시장 유동성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들어서도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로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고삐를 조이고 있는 형국이라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혼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자기자본 요건 등이 충족됐다는 이유로 인가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