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당기순이익 10조3254억 원으로 10.5%↑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국내 4대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금리인하에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개선과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효과가 소멸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국내 4대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사진=각 사 제공.


4대 금융지주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9조3456억원)보다 10.5%(9798억원)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개선이 성장을 견인한 결과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613억원(23.8%) 급증한 3조43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조3687억으로 집계됐다. 금리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의 영향이다. 이자수익 감소에도 지난해 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소멸된 데다 환율하락 및 주가지수 상승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9%(2조7233억원) 성장하며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04억원(10.6%) 증가한 3조3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기준 3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호실적을 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5조7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2조20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성장했다.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전년대비 2323억원(11.2%) 증가한 2조30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비용 효율화 등의 영향이 컸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특히 비아자이익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1266억원) 증가한 1조398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매 평가익과 수수료 이익의 수익 다각화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491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11.6% 감소한 1조55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따른 판매 관리비가 일실적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4분기 반영돼야 할 희망퇴직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올해 1분기 반영된 까닭이다. 다만, 2분기 개별 당기순이익은 9346억원으로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5140억원으로 2.7% 성장했고, 비이자이익은 8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그룹들은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든 와중에도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인 '예대금리차 확대' 문제를 지적한 데다 '6.27 부동산 대출규제'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당초 계획의 절반가량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 금융기관도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