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10분 만에 현장 떠난 가해자…경찰은 70분간 '빈 집' 포위
CCTV 확인 1시간 47분 늦어져…조기 구조·검거 타이밍 놓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인천 송도 사제 총기 살인 사건에서 경찰의 초동 대응 미흡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해자가 범행 직후 현장을 빠져나갔음에도 경찰이 이를 파악하지 못해 1시간 넘게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전날 인천 사제 총기 사건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현장 초동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면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찰은 생일잔치 중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 A씨에 대한 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 '인천 사제총기 사건' 피의자 자택 수색하는 경찰./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사건 당일 경찰 대응을 시간순으로 살펴보면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오후 9시 31분 112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10분 만에 A씨는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 내용만을 토대로 그가 여전히 집 안에 있다고 오판했다.

피해자 가족들이 방 안으로 피신해 문을 잠그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가족들의 안전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경찰특공대 도착까지 기다렸다. 결국 신고 접수 1시간 10분이 지난 오후 10시 43분에서야 집 내부로 진입했다.

더 큰 문제는 CCTV 확인이 늦어진 점이다. 경찰이 A씨의 도주 사실을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확인한 시점은 신고 접수 1시간 47분이 지난 오후 11시 18분이었다. A씨가 1층 로비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이다.

이미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전문가들은 초기 CCTV 확인이 이뤄졌다면 피해자 구조와 용의자 검거 모두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의 상황 판단 미숙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앗아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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