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잇단 공장 사망 사고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온 SPC그룹이 생산직 근로자의 8시간 초과 야간근무를 전면 폐지하는 등 근본적인 생산체계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SPC그룹은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개최하고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SPC삼립 시화공장 현장 간담회에서 장시간 근무 관행을 강하게 질책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일주일에 나흘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일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SPC의 과도한 근무환경을 비판했다.
SPC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과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방위적인 생산구조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을 제외하고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축소해 공장 가동시간 자체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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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그룹./사진=연합뉴스 제공 |
또 주간 근무시간도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다.
SPC그룹의 이번 결정은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가 배경이 됐다. 지난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크림빵 생산라인 컨베이어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고, 앞서 2022년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23년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도 잇달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SPC 계열사들은 각각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해 10월부터 새로운 근무체계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근무제 개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노동조합과의 지속적 협의와 함께 전환 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 및 매뉴얼 정비도 병행한다.
SPC그룹은 앞서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2조 2교대를 20%로 줄이고 안전설비 확충, 위험작업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장비 안전성 강화에 624억 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형태를 비롯한 생산시스템 전반의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개선과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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