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한도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가계대출 규제'가 도입 2개월차를 맞이했다. 규제에 힘입어 1개월 새 은행권 일평균 가계대출 신청액은 전달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지난달보다 20% 이상 크게 줄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신청액이 줄어든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인 이달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18영업일 간 은행권 일평균 가계대출(주담대·신용대출 등 포함) 신청액은 1조 7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 규제 시행 직전인 전달 1~27일(18영업일) 일평균 신청액인 4조 990억원에 견줘 약 56.5% 급감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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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한도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가계대출 규제'가 도입 2개월차를 맞이했다. 규제에 힘입어 1개월 새 은행권 일평균 가계대출 신청액은 전달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지난달보다 20% 이상 크게 줄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신청액이 줄어든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금융당국이 수도권 주담대 신청한도를 일괄 6억원 한도로 제한한 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조치도 본격 시행하면서 복합적으로 대출신청액 감소에 영향을 준 모습이다. 더욱이 6·27 규제가 주담대 한도 제한과 더불어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한 점도 대출신청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 대출규제 여파로 아파트 구매 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주요 지역에서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폭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담대 신청액의 경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강남 3구와 용산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신청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에 힘입어 가계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신청액과 상환이 모두 반영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8조 9176억원을 기록해 6월 말 754조 8348억원 대비 약 4조 828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주담대(전세대출 포함)가 6월 말보다 약 3조 568억원 증가하고, 신용대출도 7557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을 기준으로 보면 6월 약 2251억원 대비 24% 가량 줄어든 약 1701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주담대가 34% 줄어든 하루 평균 약 1274억원, 신용대출이 소폭 줄어든 하루 평균 약 315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증가액을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약 5조 2700억원의 가계대출 증가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달 6조 7536억원 대비 약 22%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건별 주담대 규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27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수도권 주담대가 일괄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까닭이다.
다만 고강도 대출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거래량과 대출 승인액이 컸던 만큼, 이달에도 가계대출 실행액은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6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약 6조 5000억원 폭증했는데, 이는 주택거래의 시차가 반영된 까닭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25일 열린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대출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향후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대출규제 정책의 이행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 시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강화 등의 추가 조치를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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