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하나 사면 하나 더”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 소비심리 위축 속에 편의점 매출이 ‘행사 의존도’에 갇혔다. 업계는 1+1 덤증정과 초저가 PB 상품 등 가성비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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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입구에 행사 상품이 진열돼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28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7월 ‘+1 행사’ 품목 수는 882건으로 전년 대비 38.7% 상승했다. 최근 3년간 CU 판촉행사 중 ‘1+1’ 상품 매출 비중은 2022년 27.2%, 2023년 29.6%, 2024년 30.1%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GS25 역시 ‘+1 행사’ 상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GS25 1+1, 2+1 행사 상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월평균 약 1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최대 신장률은 19%에 달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도 GS25 행사 상품 매출 증가율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분기 GS25 매출이 2.2%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행사 상품으로 구매가 몰린 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기준 매월 약 1700여 종 상품에 대해 1+1, 2+1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매장별 평균 운영 상품 수가 3000여 종임을 고려하면 2개 중 1개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사 상품 확대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실적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매출은 각각 2조9961억 원, 2조2873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동기대비 2%, 3.8% 늘어나는 데 그친 수치다. 양사 2분기 영업이익은 711억 원, 732억 원으로 각각 12.2%, 3.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 여파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좇아 구매 채널을 변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은 쿠팡 등 이커머스를 통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쟁여두기’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가 ‘가성비’에 무게를 두다 보니, 그간 편의점이 무기로 삼았던 뛰어난 접근성도 날이 무뎌진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편의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0대.서울 송파구)씨는 “출근할 때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사가는 데, 어떤 상품을 딱 정해서 구매하기보다는 그때그때 행사하는 상품을 주로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0대.서울 강동구)씨도 “최근에는 아주 급한 게 아니라면 편의점보다는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1+1이나 2+1 행사가 없는 상품은 가격 차이가 꽤 나서 구매를 꺼리게 됐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 업계에서는 ‘가성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행사 및 할인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통신사 멤버십 등 제휴 혜택 확대에도 나섰다. 특히 가격을 낮추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잇달아 기획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편의점 평균 캔커피 가격 대비 약 36% 저렴한 900원에 PB 캔커피 제품을 출시했다. CU와 GS25도 각각 초저가를 표방한 PB상품 브랜드 ‘득템 시리즈’와 ‘리얼프라이스’를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에 접어들며 소비자들이 초저가 상품에 눈을 돌리는 일명 불황형 소비 생태계가 형성됐다”며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생활밀착형 쇼핑채널로서 우수한 가성비 상품 소싱 및 할인행사 확대 등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개선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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