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음 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본격 부과를 앞두고 한미 양국이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에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산업통상자원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뉴욕 자택에서 진행된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하는 한미 조선 산업 협력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해 지어졌다.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수백억 달러, 한화 수십조 원에 달하는 구체적인 금액의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장관은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진행된 협의 과정에서 준비한 패널을 보이며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는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를 결정할 '키맨'으로 여겨지는 러트닉 장관이 우리 측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한미 장관급 회담 결과 보도자료를 내고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 측의 큰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최대 조선업 강국이었지만, 현재는 산업 기반이 무너진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조선업 강국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 4월 미국 조선업 자금 지원과 중국 견제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해양 지배력 복원'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은 중국에 이어 세계 시장 수주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의 전략 경쟁 상대인 만큼 미국이 자국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선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체 불가능한 동맹'임을 내세워 협상에 임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31일(현지 시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최종 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미 협상 패키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