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LD 판매액 1개월새 6천억↑ MMF 상품도 인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주식·비트코인·금 등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시중 유동자금을 대거 흡수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가지수연계연금(ELD) 및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ELD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은행에서는 출시 1개월만에 약 6000억원의 자금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MMF도 수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정기예금 최고금리보다 높아 많은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은행 ELD에 유동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올해 ELD 판매액은 지난 23일까지 5조 296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간 ELD 판매액은 6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연간 판매액 7조 3733억원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근 주식·비트코인·금 등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시중 유동자금을 대거 흡수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가지수연계연금(ELD) 및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ELD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은행에서는 출시 1개월만에 약 6000억원의 자금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MMF도 수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정기예금 최고금리보다 높아 많은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LD는 만기유지 시 원금과 최소 약정 이자는 보장받으면서도 지수 변동에 따라 높은 추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고객이 맡긴 예금(원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예금을 통해 확보한 이자 일부를 증권사가 발행하는 주가지수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구조다. 최근과 같은 금리인하 시기에 최적의 대안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실제 ELD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도 신상품 출시 및 재판매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3월부터 매월 ELD 상품을 새로이 출시하며 모객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28일에도 '원금보장형 지수연동예금 25-5호'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지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기 1년짜리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해당 ELD는 '수익Ⅰ·Ⅱ·Ⅲ형' 3종으로 구성되며, 개인 연 1.5~5.0%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KB국민은행이 지난 23일 최고 연 11.5% 수익률을 제공하는 'KB Star 지수연동예금 25-3호'를 출시했고, 하나은행도 지난 25일부터 ELD 재판매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안정적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MMF에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 MMF는 파킹통장처럼 자금이 필요할 때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어 별도의 만기가 없다. 아울러 운용성과에 따라 하루 단위로 이익이 발생하는데 연 2~3%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MMF에도 올 상반기 약 34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MMF상품으로 흥행하고 있는데, 지난달 출시한 신규 투자 서비스 'MMF박스'는 출시 1개월만에 누적 잔고 5000억원을 돌파했다. 앞서 MMF박스는 서비스 출시 약 50시간 만에 잔액 1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누적 고객 수 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직전 1개월 기준 연 환산 수익률은 2.67%(24일 기준)인데,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하는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2.45~2.55%에 불과하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55%를 기록해 5대 은행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했고,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이 2.50%로 뒤를 이었다. 그 외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등은 일제히 연 2.45%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리하락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단기 자금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운용하려는 고객들에게 MMF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카뱅의 분석 결과, MMF 상품에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3040 고객들의 호응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비중을 살펴보면 3040 고객 비중은 약 60%에 달했으며, 50대(19.49%), 20대(14.45%) 순으로 나타났다. 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약 396만원이며, 투자 최대한도까지 가입한 고객도 전체 고객 중 2000여명에 육박했다.

위험도가 매우 낮은 점도 장점이다. 카뱅은 자사 MMF박스에 대해 "최근 3년간 최대 손실률(VaR)이 0%로 실제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 위험 등급 역시 '매우 낮은 위험'으로 분류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다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투자 상품인 만큼, 기본적으로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하락기에 은행들이 고금리를 제공하며 자금을 유치할 요인이 사라진 가운데, 최근 ELD·MMF 등의 투자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투자위험도가 안정적인 데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만큼, 안정지향적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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