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공급 수월해 제조 단가 저렴해…연평균 약 25% 성장세
중국과 R&D 격차 벌어질수록…중저가 제품군 경쟁 하락 우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가 새로운 신기술 제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 있는 모습이다.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파일럿 시험과 제한적인 연구에 머물러 있어 후발주자로 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챗GPT 생성이미지./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는 환경 문제와 원재료 비용, 공급안정성 등을 이유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원자재가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자원과 원자재 공급이 수월하며 제조 단가가 더욱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동일 용량 대비 무거운 무게가 단점이지만 화재 등 위험성이 낮아 내구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현재 상용화가 대거 진행되지 않고 적용 분야가 제한적이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과 잠재성이 높아 중국 기업들은 연내로 전기차용과 대형 ESS(에너지 저장장치)등에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세도 눈에 띄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관련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은 2025년 6억7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20억1000만 달러로 5년간 24.7%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전망된다.

이처럼 배터리 업계는 LFP(리튬, 인산, 철)배터리와 같은 맥락으로 중저가 제품군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국내 업계의 기존 삼원계(NCM·NCA) 초고부가가치 전략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의 80% 이상은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CATL은 올해 2세대 개선판(낙스트라)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ATL이 출시를 밝힌 해당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175~200Wh/㎏, 5분 고속충전(약 520㎞ 주행거리) 등 기술적인 메리트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CATL은 하반기 체리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실제 차량에 공급 및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CATL외에도 BYD(비야디), 하이나 등의 중국 기업들이 약점인 에너지 밀도 향상과 소재 혁신을 이뤘고 대규모 플랜트와 실제 전기차 적용, ESS용 대형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R&D(연구개발), 대규모 인력·자금 투입, 생산설비 구축 등을 핵심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중국 내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 기업은 현재 82곳으로 R&D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반면 국내 업계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양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국내 3사중 LG에너지솔루션의 2030년 양산 계획이 가장 빠른 수준이다. 이외에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중장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과의 R&D격차는 정부의 직접적인 자금·인력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연구개발은 기업 단독 주도로 진행되고 실질적인 파일럿, 양산라인을 서두르기보다 신소재 및 차세대 전지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춰 다변화·양산 경쟁력 강화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배터리업계가 LFP배터리 대응이 늦어 점유율 역전을 허용한 것과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나트륨이온배터리와 같은 중저가 라인 등 R&D 격차가 커질수록 원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사례가 반복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오는 2035년에는 최대 19조 원, 254.5GWh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SNE리서치는 "향후 2~3년은 원가 경쟁과 대량 양산 체제 구축이 최대 관점이 될 것이며 사용화 시기는 대형 ESS, 중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먼저 확인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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