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 목전…주력 제품 바로 현지 생산 가능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바이오 업계의 현지 대응 전략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로 대응책 마련에 청신호가 켜졌다.

셀트리온은 29일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앞두게 됐다고 밝혔다.

   
▲ 셀트리온 CI./사진=셀트리온


이번에 인수를 추진 중인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이하 DS) cGMP 생산 시설이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의 피인수 기업명을 포함한 관련 상세 내용은 양측간 협의에 따라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시까지 비공개 예정이다. 또한 확정 실사 이후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셀트리온은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 5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관세 대응 종합 플랜에서 가장 큰 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CMO(위탁생산)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관세 위험의 근본적 해결책인 현지 공장 인수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관세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번 관세 리스크 해소를 위해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된 현지 공장 인수를 실행에 옮긴 것은 셀트리온이 최초다.

셀트리온은 최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해당 cGMP 시설의 50%는 CMO 계약을 통해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다. 인수 이후 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 투자금 회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잔여 50%에서는 미국 내 판매 중인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규 제품 출시 타임라인 등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까지도 생산 캐파 확장이 가능하다. 현지 생산 캐파 확대를 통해 현지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동시에 미국에서 판매될 후속 신규 제품군도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향후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원료의약품(DS)은 물론 완제의약품(DP) 및 포장 물류거점까지 미국 내 공급되는 의약품 생산 전주기 과정을 현지공장에서 소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미 현지 판매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며 직접 제조에 따른 원가 개선과 물류비 절감도 실현할 수 있어 원가율 감소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현지 cGMP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신규 건설 대비 시간과 투자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 세계 제약 시장의 중심인 미국시장에서 연구, 생산, 판매 모두를 아우르는 이상적인 현지 사업 생태계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확보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이번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면 경제성과 사업성을 갖춘 최적의 시설을 미국에서 확보하게 돼 최단기간 내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전망"이라며 "미국에서 판매중인 주요 제품들의 점유율 가속화를 이끌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만큼 기회를 살려 퀀텀점프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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