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산양의 모근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초기 줄기세포 상태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되돌리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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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양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 과정./자료=국립생물자원관 |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는 특정 조직으로 자란 세포를 다양한 세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되돌린 줄기세포로, 이미 분화된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논란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 복원·신약 개발·재생 의약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생물자원관은 2022년부터 진행 중인 ‘생물자원 동결보존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산양의 유전자 다양성을 높여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를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올해 6월 동결 보존한 산양의 모근세포에 잠재력을 회복하도록 하는데 핵심 작용을 하는 유전자인 역분화 유전자를 주입해 실험체의 세포 형태, 염색체, 줄기세포 표지인자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실험체가 난자와 정자 등 생식세포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유도만능줄기세포임’을 확인했다. 산양의 체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유도하고, 이를 난자와 정자로 분화시킨 뒤 인공수정을 통해 산양을 종 복원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줄기세포를 확보하면 산양의 유전자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산양에서 채취한 모근세포 중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전환되는 비율은 27%로 201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를 수행한 주요국의 최대 유도율 20%보다 높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며, 야생동물의 종별 특성에 맞춘 줄기세포 유도에 성공한 미·영·중국에 이은 세계 12번째 사례이자 국가적으로는 7번째 사례기도 하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줄기세포 유도 기술 확보를 넘어 △멸종위기 동물의 생식세포 유도 △개체 복원 △유전자 다양성 확보 등 생명공학 기술로서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8월 중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투고될 예정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및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보전에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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