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내 잎들깨는 로즈마린산을 비롯한 항산화 성분과 정유 성분(식물성 천연 오일 성분)을 다량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도 ‘들깻잎(소엽, 蘇葉)이 기를 상하로 소통시키고, 기침·천식 등을 치료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최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소아 알레르기 질환 등 호흡기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호흡기 건강관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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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잎들깨 ‘숨들’ 관련 사진./자료=농진청 |
이에 농촌진흥청은 대부분 쌈채소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잎들깨 중 미세먼지로 인한 기관지 염증을 완화하고 호흡기 건강개선에 효과가 있는 국산 잎들깨 ‘숨들’을 육성하고, 그 효능을 과학으로 입증했다.
‘숨들’은 ‘숨쉬기 편하게 하는 들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진청은 국내 약 200종의 잎들깨 자원에서 호흡기 건강개선 효과가 뛰어난 자원 56종을 1차 선발하고, 대량검정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세포 보호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염증과 점액 과분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자원으로 최종 선발한 잎들깨를 식물특허로 육성했다.
식물특허는 특정 기능성이 우수한 식물체에 대해 동일한 특성이 안정적으로 재현될 경우, 산업 활용과 지식 재산 보호를 위해 부여하는 특허다.
‘숨들’ 잎 추출물을 미세먼지(PM2.5)로 자극한 인체 유래 비강 세포에 처리(세포실험)했을 때, 기관지 염증이 대조 품종인 ‘남천’ 대비 2.8배 감소했으며, 과도한 점액 생성을 유도한 세포에서도 점액 분비가 1.8배 억제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미세먼지를 호흡기에 투여한 실험용 쥐에게 ‘숨들’ 추출물을 경구투여한 결과(동물실험), 폐 조직 섬유화가 대조 품종인 ‘남천’ 대비 2.1배 완화됐으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생물지표(바이오마커) 수치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푸드 사이언스 앤드 뉴트리션(Food Science & Nutrition, IF 3.9)’에 게재됐다.
현재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진청은 ‘숨들’을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산업화하기 위해 잎에서 분리해 구조를 확인한 활성 물질 4종을 대표성분(지표 물질)으로 선정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재배실험을 통해 지표 물질 함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결과도 확보했다.
앞으로 ‘숨들’의 기능성 연구를 더욱 심화하고, 산업체와 협력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개별 인정형 등록 및 다양한 호흡기 건강 제품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국산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을 통해 시장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 호흡기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까지 호흡기 건강 관련해 개별인정형 원료로 등재된 원료는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밝힌 ‘숨들’ 잎 추출물에 대해 호흡기 건강개선 효과를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등록을 추진한다면, 기존 신선 채소로의 소비 형태를 넘어 향후 호흡기 건강을 위한 추출물, 차, 음료,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어 새로운 시장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숨들’은 국내 최초의 호흡기 건강개선용 잎들깨 식물특허로, 수입산과 차별화가 가능한 건강기능성식품 기능성 원료로의 활용이 기대되는 종자”라면서, “‘숨들’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부족했던 호흡기 건강개선 기능성 원료를 확보하고, 이를 건강기능식품 및 산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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