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특수’ 누린 편의점, 생필품·먹거리 등 매출 급증
치킨·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도 가맹점 매출 두 자릿수 증가
한숨 돌린 지역 소상공인…“반짝 효과에 그칠까” 걱정도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일주일 새 7조 원 넘는 지원금이 풀리면서 동네 상권도 모처럼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 30일 서울 송파구 한 음식점에 소비쿠폰 사용처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은 소비쿠폰이 지급이 시작된 7월21일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장 대부분이 가맹점인 편의점 업계는 ‘소비쿠폰 특수’를 누리고 있다. CU가 지난 22~28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양곡(91.2%), 세제(47.3%), 티슈(36.7%) 등 생필품 관련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6월24~30일)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32.8%), 채소(21.8%), 정육(19.3%) 등 신선식품 매출과 양주(43%)·맥주(29.2%) 등 주류 매출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마트24에서도 지난 22~29일 휴대용선풍기를 비롯한 생활/소형가전(180%), 돗자리·슬리퍼와 같은 해변용품(135%) 등 계절성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밖에 양곡(120%), 고급아이스크림(65%), 국/탕/찌개(50%), 정육(40%),냉동식품(35%) 등 먹거리와 세제류(44%), 제지류(36%), 화장품(35%) 등 생필품 매출도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쿠폰 지급 이후 생필품 등을 중심으로 편의점 장보기 고객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객단가가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 알뜰 쇼핑을 돕기 위한 대대적인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민생과 밀접한 품목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맹점 비율이 높은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매출이 훌쩍 뛰었다. 롯데리아는 지난 22~28일 가맹점 매장 이용 매출이 전주(15일~21일) 대비 약 20% 늘었다. 노브랜드 버거도 21~27일 평균 매출이 전주 대비 15% 가량 증가했다. 중복(30일)이 다가오며 ‘동네 치킨집’들 역시 수혜를 봤다. bhc는 지난 주말(26~27일) 전국 가맹점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상승했다. BBQ 역시 소비쿠폰 사용 첫 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약 19% 증가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소비쿠폰 1차 신청 첫 일주일간 지급된 금액은 약 7조1200억 원에 달한다. 요일제 신청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상자 중 78.4%인 3967만 명이 신청을 마쳤다. 소비쿠폰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사용처를 알리기 위한 홍보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대다수 가맹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과 함께, 배달앱을 통해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만나서 결제’ 방식 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식당들도 입구마다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을 붙이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들은 소비쿠폰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서울 송파구)는 “작년 겨울이후 최근까지는 매출이 좀 주춤한 편이었다”면서 “최근엔 날씨까지 안 도와줘서 형편이 어려웠는데, 지난주부터는 숨통이 좀 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 증가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박모씨(경기 구리시)는 “1인당 15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 돈을 전부 외식에 쓴다 해도 열 번 남짓 사 먹으면 다 쓰지 않겠나”라며 “매출 효과가 한 달 가면 길다고 본다. 앞으로도 장사가 잘 될지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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