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이 에너지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굳히고 있다. 고부가가치 분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 아래,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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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계동 사옥./사진=현대건설 |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에너지 관련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사단법인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대태협), 굿뉴스에너지와 '태양광 발전소 PPA(전력구매계약) 공급 확대'를 위한 3자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태양광 전력의 안정적 판매와 PPA 활성화를 공동 추진한다. 대태협은 회원사 모집 및 발전사업자 연계를 맡고, 굿뉴스에너지는 계약과 정산, 모니터링 등을 자동화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수요처 발굴, 운영관리, 금융조달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파트너십을 체결, 영역을 확장 중이다. 양사는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목표로, △원자력 기반 하이브리드 에너지 프로젝트 공동 기획 △프로젝트 단계별 세부 업무 패키지 개발 △기본설계(Front-End Engineering Design, FEED) △연내 EPC 계약 추진 등 다각도에서 협업을 전개한다. 정기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전략과제에도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3월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에너지 시장의 성장성을 사업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관련 수주를 2025년 3조1000억 원에서 2030년 7조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원전을 핵심사업으로 주목하고 있고 관련 시장 규모는 현대건설이 과거에 겨냥했던 기존 사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반면 경쟁자 수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선도적인 위치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 연말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의 EPC 수주가 유력시된다. 불가리아 에너지부는 최근 씨티은행과 금융조달 협력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추진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내년에는 핀란드, 스웨덴, 슬로베니아 등 유럽 국가에서 대규모 원전 EPC 입찰이 예정돼 있다. 현대건설은 이미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사전업무착수계약(EWA)을 체결하며 본입찰 준비를 마친 상태다.
올해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참여하는 성과도 냈다.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약 500조 원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서 향후 수주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최근 핀란드 및 스웨덴과 원전 사전업무착수계약(EWA)을 체결했고 내년 EPC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원전 기대감은 훼손되지 않고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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