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치며 업계의 관심이 하반기와 내년 시장 흐름으로 쏠리고 있다. 상반기 내내 글로벌 전기차 성장 정체와 공급과잉 우려, 중국 업체와의 경쟁, 주요국 보조금 정책 불확실성이 혼재한 가운데 각사의 실적과 하반기 반전 모멘텀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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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3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초 전망했던 상저하고의 기조를 보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선방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하반기와 2026년의 반등까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각사는 전략 강화 및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각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5654억 원, 영업이익 4922억 원(세액공제 포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7% 감소했지만 세액공제 효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헀다. 실제 영업이익(세액공제 제외)은 14억 원에 불과해 여전히 실질 실적 부진의 그림자가 남아 있으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효과가 실적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삼성SDI는 같은 기간 매출 3조1794억 원, 영업손실 3978억 원으로 부진을 겪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관세 불확실성과 전기차 고객사 점유율 하락이 겹치면서 적자 전환과 함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온 역시 적자 상태를 이어갔으나 전분기 영업손실 2993억 원에서 2분기 644억 원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현대차 등 북미 전기차 판매 호조 영향으로 가동률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세 업체 모두 매출 규모 및 영업 실적에서 저마다의 상반된 결과를 내면서 공급과잉과 성장 정체의 현실을 반영했다.
하반기에는 한층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실적 개선 요인들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AMPC는 올해도 유효해 실적 방어의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LG엔솔이 2분기 방어 효과를 확실히 입증한 만큼 연말까지 꾸준한 정책 효과가 기대된다.
신시장의 확대도 판도를 바꿀 변수다. ESS, BBU(백업배터리유닛), 그리고 46파이·전고체·LFP(리튬, 인산, 철)배터리 등은 국내 3사 모두에게 신규 매출원으로 각광받는 분야다. 특히 전기차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북미 시장에서는 주요 완성차 고객사와 협업을 통한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가동률 개선 및 원가구조 혁신도 핵심이다.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호조에 힘입어 가동률이 점차 올라가는 가운데 공장 라인 증설 부담은 남아 있지만 단위당 원가 절감 효과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맞선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와 비중국 공급망 강화 전략도 시장점유율 방어의 주요한 전략이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IRA의 비중국산 원재료 조달 규정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3사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방어에 성공하면 오는 2026년에는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업계와 증권가가 2026년을 배터리 시장의 본격 반등 시점으로 보는 데에는 이유가 뚜렷하다. 2025년까지는 글로벌 EV 생산능력 과잉과 성장 둔화, 정책 불확실성이 겹쳐 마진 압박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6년부터는 공급과잉 해소가 가시화되고 북미·유럽과 신흥시장에서 재수요가 본격화되며 출하 증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3사 모두 2026년 전후로 전고체·46파이(4680) 등 차세대 배터리의 양산 체제를 본격적으로 갖추게 된다. 하반기에는 이 기술 개발과 시험 양산 단계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품 믹스의 고도화, 신규 고객사 확보, 원가 절감 등이 동시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 환경 또한 불확실성을 지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축소 및 재조정이 한 차례 지나고 나면 구조적 수요 회복과 시장 세분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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