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 상반기 실적에서 일제히 고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통적인 비수기와 해외여행 수요 둔화, 잦은 운항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결과다. 다만 3분기부터는 여름 성수기와 정부의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방한 조치에 따른 ‘중국 특수’가 더해지며 업계 전반의 실적 반등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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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2분기 매출 1714억 원, 영업손실 111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흑자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일본 노선에서의 경쟁 심화, 기재 사고 및 정비 지연으로 인한 공급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LCC들 역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추정 실적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약 395억 원, 티웨이항공은 약 493억 원, 진에어는 5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는 통상 수요가 낮은 비수기로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가 반복되는 시기”라며 “일부 노선 회복이 지연된 점도 부진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실제 수요 회복세도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국적 항공사의 일본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여기에 일본 내 ‘대지진설’ 등의 불안 요인이 겹치며 여행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출국자 증가율도 5%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분기부터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한시 적용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서다.
정부는 조만간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관련 시행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 100만 명 증가 시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08%포인트 상승하게 되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역시 2023년 중국인 방한 재개 효과로 0.21%포인트 성장률 제고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여름 휴가철 수요 집중과 항공사들의 노선 확대 전략도 맞물리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은 하계 시즌을 겨냥해 부산~세부 노선 운항을 재개했고, 코타키나발루와 다낭 노선도 증편했다. 계절 수요에 따라 유동적인 공급 전략을 펼치며, 공급 효율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싱가포르 신규 취항을 통해 동남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산~상하이, 인천~웨이하이 노선을 각각 개설·증편했으며, 하반기에는 인천~구이린 노선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진에어는 괌 노선을 집중적으로 확대했다. 인천~괌 노선은 하루 2회로, 부산~괌은 주 7회 운항 체제로 전환했다. 오후 출발편과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수요 흡수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LCC 중 유일하게 북미 시장에 진출하며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인천~밴쿠버 노선을 주 4회 운항 중이며, 중대형 항공기(A330)를 활용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도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성수기 효과와 중국발 수요 회복, 장거리 노선 확대 등이 동시에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 수익성보다는 전략적 노선 선점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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