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급격히 악화…"하반기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 분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8월 첫거래일인 지난 1일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뒤이어 개장한 미국 증시 또한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우리 증시의 경우 우선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소부터 없애야 상승 모멘텀이 다져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국내 증시가 8월 첫거래일인 지난 1일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이 되자마자 한국과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먼저 8월을 맞은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조정을 받았다.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급락한 3119.41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낙폭은 지난 4월 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코스닥 역시 전장 대비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치며 ‘검은 금요일’ 장세가 연출됐다. 

한국 증시 급락에 대해선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세제개편안이다. 방향성에 대한 실망감이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한 기대를 급격히 꺾어놓은 것인데, 1일 급락 이후에도 여당의 방향성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주도해온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 양도세 과세 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하지만 선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인식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 금요일(1일) 우리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져 주식투자자들께서 속도 상하고 화도 많이 나셨을 줄 안다”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는 비단 코스피 5000만이 아니며 이를 위해 수백조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코스피 5000을 비롯한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의 재원을 마련하고,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 기반을 원상 회복하는 것”이라며 “당과 정부는 세제개편안 준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키웠다.

한편 아시아 증시 폐장 이후 개장한 미 증시 역시 매우 불안정한 모습으로 8월 첫 거래일을 맞았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42.40포인트(-1.23%) 내린 4만3588.58에 거래를 종료했다.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01.38포인트(-1.60%) 내린 6238.01로 거래를 끝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472.32포인트(-2.24%) 내린 2만650.13에 마감하며 매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는 증시 급락의 재료를 제공했다. 자료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일자리 순증 예상치 10만명을 밑돌았다. 5∼6월 일자리 증가 폭도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 축소로 3분기 실적 악화가 전망되며 주가가 8.27% 급락했고, 이밖에 메타플랫폼(-3.05%), 애플(-2.50%), 엔비디아(-2.33%), 테슬라(-1.84%), 마이크로소프트(-1.74%), 구글(-1.51%)도 주가가 떨어졌다.

시장의 불안정한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하락은 펀더멘털보다 센티멘털 요인에 기인했다”면서 “과열 이후 필요했던 조정이지만 여러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과격한 하락으로 표출됐다”고 정리했다. 다만 그는 “하반기 펀더멘털에 근거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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