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 중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중국이 주변 국가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우리는 중국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며, 중국이 양자 관계뿐 아니라 역내 현안에서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고도 말했다.
한국의 외교 고위 당국자가 중국이 문제라는 발언을 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데,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통령실이 언론 대응 자료를 내놓은 것도 쉽게 보기 힘든 사례다.
조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가로 러시아가 군사적 기술이나 관련 물질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을지 염려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이웃 나라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황해(서해)에서 벌여온 일들을 지켜봐 왔다”고 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필리핀 등과의 해상 충돌을 비롯해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구조물을 설치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한 조 장관은 ‘올바른 대중 접근법’을 묻는 질문에 “중국에 ‘우리는 좋은 (한중)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중국이 양자 관계뿐 아니라 역내 문제에서도 국제법을 준수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난 중국에 관여할 필요성에 주목했다”며 “단순히 중국을 막으려는 시도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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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8.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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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모든 것이 우리 동맹인 미국과의 좋은 협력 속에 이뤄질 것이란 점을 (미국 측에) 강조했다”고 했다.
한편, 조 장관은 주한미군 재조정 논의와 관련해선 “한미 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주한미군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주한미군은 지금처럼 남아 있고 역할도 오늘과 같을 것”이라며 현상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동맹의 현대화'와 연계된 주한미군의 변화와 관련해서 “이번 방미에서 만난 모든 상원의원들은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발언에 주한 중국대사관은 “현재 중국은 주변국들과 모두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대사관은 “한국의 새정부 출범 이후 중한 양측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양국 관계는 좋은 출발을 했다”며 “중국은 한국 측과 양국 정상간의 중요한 공통 인식을 착실히 이행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동시에 입장을 내고 “외교장관의 발언은 한중 간 일부 사안에 이견이 있더라도 민생 및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한중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조 장관은 중국에 관여할 필요성을 관련국들에게 제기하고 있는 점도 해당 인터뷰에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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