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최근 유동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투자심리를 역행하는 '양도세 대주주 기준 강화'와 '증권거래세 인상' 방안 등이 담긴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되자 저금리에도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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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최근 유동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의 수신금리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기준금리(2.50%) 수준을 밑돌며, 2%대 후반대 예금금리 상품은 완전히 실종됐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2.05~2.55%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기본금리가 연 2.55%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2.5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2.1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2.05%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예금)금리는 연 2.55%로 전월보다 0.08%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이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2.54%로 한 달 사이 0.10%p 떨어졌다.
수신금리 하락세에도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통상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시중은행의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돈이 몰리게 마련인데, 그에 역행해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기준 944조8600억원으로 전월(931조9343억원)대비 12조9257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42조8169억원에서 43조4218억원으로 한 달 새 6049억원 늘었다.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7월 말 기준 639조19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7조4892억원 급감했다. 6월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9조9317억원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15%에서 0.20%로 올리는 내용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저금리에도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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