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배추, 가격 상승 요인에 물량 확보전
일조량 민감 과채류, 고온·강우 따라 관리·조정
축산물, 소비쿠폰 수요 대비 공급확대 및 할인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최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농축산물 생육 부진이 심화되자 정부가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경제지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류수출유통협회 등 유관기관과 민간전문가들이 참석한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열고 쌀과 배추, 과채류와 축산물, 계란 등의 수급책을 논의했다.

   
▲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이 6일 전통시장 농축산물 할인지원과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쌀의 경우,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유통업체가 원료곡 확보에 애로를 겪으면서 전·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쌀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행사 기간은 추후 산지 쌀값 동향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폭염 등으로 작황 부진이 심각해진 배추는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까지 오른 상태다. 8월에 출하하는 물량은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작황도 부진해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가용물량 2만6800톤을 활용해 7월보다 공급량을 2배 늘리기로 했다. 매일 200~300톤을 도매시장 등에 공급하고, 폭우 등으로 유실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예비묘(재고 230만주)를 즉시 공급하는 등 생육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추석 전인 9월에 출하하는 물량이 늘어나고, 산지유통인과 김치업체 등이 봄배추 저장량을 지난해보다 5% 늘려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재배면적이 증가해 가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무, 당근, 양배추를 배추 대체 소비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농협,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장려할 계획이다.

고온이 지속되는 경우 생육이 급격히 부진해져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상추·시금치·열무 등의 생산량과 그에 따른 가격변동도 점검 대상이다. 다행이 이들 품목들은 생육기간이 30일 내외로 짧아 향후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 작황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채류는 일조량에 민감해 강우 등으로 흐린 날씨가 지속될 경우 출하량 증가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어, 농촌진흥청 등 전문가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하고, 약제·영양제·차광도포제 등을 지원해 생육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던 수박은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조생종 사과는 폭염과 5~6월 성장기 강수량 부족 등으로 생육이 지연돼 8월 출하 물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식품부는 폭염·폭우 지속에 따른 작황 부진에 대비해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지역별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약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축산물은 공급량을 늘리고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한우는 출하 인센티브를 제공해 평시 대비 30%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쿠폰 지급으로 수요가 증가한 등심은 가격이 상승세인 반면, 설도·양지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 대비한 물량은 농협 등을 활용해 공급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도 추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내수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닭고기는 국내 입식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됐던 브라질산 닭고기도 수입이 재개돼 8월 중순부터 국내에 유입될 예정이다.

계란은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란계 농가는 9월부터 적용되는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에 대응해 연초부터 산란계 입식량을 늘려왔다. 이때 입식된 산란계가 본격적으로 계란 생산을 시작하는 9월 이후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평년보다 가격이 높은 시기에는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현재의 수급 상황을 매주 공개해 농가-유통인 간 협상에 의한 산지가격 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 소비자 물가안정 차원에서 농식품부가 대형마트에서 과채류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폭염, 폭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의 수급 상황이 급변하지 않도록 산지부터 소비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생산자단체와 유통업체에서도 국민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부의 수급 관리 노력에 동참해 줄 것과 민간에서 보유·저장하고 있는 농축산물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수입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 증가 등으로 물가상승 폭이 큰 가공식품은 수입원재료의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지속 확대하고, 국산농산물 원료 구매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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