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SK텔레콤(SKT)이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올해 2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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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은 지난 1일 최신 B200 GPU 기반의 소버린(Sovereign) GPUaaS를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SKT 구성원들이 가산 AI 데이터센터에서 B200 GPUaaS(GPU-as-a-Service)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
7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88억 원, 영업이익 3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37.1%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6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6.2% 감소했다.
이 가운데 SKT의 2분기 이동통신 서비스 매출은 2조623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다. 전 분기(2조6610억)와 대비해도 1.5% 줄었다.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과 IPTV 가입자도 감소했다.
이번 SKT 실적 하락의 주된 요인은 지난 4월 있었던 유심 해킹 사고 대응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다. 앞서 SKT는 지난 7월 2일까지 고객 1021만 명의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했으며, 정부 행정지도로 신규영업이 중지됐던 대리점에 대해서도 대여금 무이자 지원 등의 보상안을 시행했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존 고객의 유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고 이로 인해 약 75만 명의 가입자가 감소했다"며 "유심 무상 교체와 유통망 보상금 등 약 2500억 원의 1회성 비용이 2분기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SKT는 하반기에 고객 보상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되면서 이번 2분기와 비교했을 때 보다도 매출과 영업이익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CFO는 "8월부터 시작되는 통신 요금 50% 할인은 재무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항목"이라며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실적 부진 속에서도 SKT는 AI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방위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정부 주도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며 기술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우선 SKT는 지난 6월 AWS(아마존웹서비스) SK그룹 멤버사와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울산 AID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SK그룹 전반의 역량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의 핵심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여기에 SKT는 서울 구로 DC(데이터센터)가 가동되는 시점(2030년 완공 목표)에 총 300㎿(메가와트) 이상의 DC 용량을 확보하게 되며, DC 가동률 상승에 따라 2030년 이후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또 통신3사(SKT·KT·LG유플러스) 중 유일하게 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임차공급사로 선정된 점도 주목된다. 해당 프로젝트에 선정된 팀은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된다. SKT는 1000장이 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GPU 클러스터를 조성해 개발사들에게 공급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SKT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은 7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최근 출시한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 베타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사용자 수를 늘리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SKT는 본업인 통신에서는 부진을 겪었지만 AI 사업은 이미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써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분기 SKT의 AI 사업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한 것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이 상승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AI 클라우드와 AI 비전 등 B2B 솔루션 상품과 관련한 AIX 사업은 15.3% 성장한 4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SKT의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단기 실적 훼손에도 떠오르는 'AI 카드'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와 에이닷 가입자 증가 등 AI 사업 강화 기대감이 여전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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