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LG화학이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에는 미국 관세, 중동 정세 불안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지만 하반기에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판매 전략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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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여수 NCC 전경./사진=LG화학 제공 |
◆2분기 실적 LG엔솔이 견인…석화·첨단소재 ‘부진’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4177억 원, 영업이익 476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1.5%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 증가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과 첨단소재 부문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5조5654억 원, 영업이익 4922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9.7%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52% 늘어났다.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2분기 매출 4조6962억 원, 영업손실 904억 원으로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미국 관세 부과 움직임과 중동 정세 불안이 맞물리면서 구매 관망 분위기가 이어졌고, 부정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605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38.6%, 영업이익은 58.3% 각각 감소한 수치다.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 등으로 전지재료 출하 감소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양극재의 경우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크게 감소했으며, 판매 가격도 하락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생명과학 부문에서는 매출 3371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영업이익은 77.4% 각각 줄었다.
또 다른 자회사 팜한농은 매출 2424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6%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9% 줄었다.
차동석 LG화학 CFO는 2분기 실적에 대해 “자회사 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은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미국 관세 분쟁 및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과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를 앞두고 고객사의 보수적 재고 운영이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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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사진=LG화학 제공 |
◆고부가·고객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승부수
LG화학은 주력 사업에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자동차용 고부가합성수지(ABS), 스타렌부타디엔 고무(SBR), 반도체 세정액인 C3-IPA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이 낮고 중국과의 경쟁이 심각한 저가 범용재 판매에서 벗어나고, 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급과잉인 중간 원료에 대해서는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추가로 필요한 원료들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로부터 공급받으면서 국내 공급과잉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판매 지역 다변화와 고강도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미국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양철호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경영전략담당은 “외부의 시황 개선은 다소 보수적으로 보고 내부의 구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중저가 양극재 솔루션 양산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신규 수주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고객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중저가 양극재는 현재 고객사와 신규 프로젝트 논의를 통해 사업 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또 내년에는 토요타로 납품되는 양극재 본격 출하되면서 고객 다변화 성과가 기대된다.
차동석 CFO는 “2026년에는 큰 폭의 물량 성장에 기반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저가 양극재 솔루션 양산 준비를 가속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면서도 가동률 제고, 고정비 정감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세와 관련해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이 공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한다면 미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LG화학의 제품이 차별성을 확보한 제품인 만큼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철호 담당은 “신설돼 가동 중임 북미 ABS 컴파운드 공장과 미국 영업 조직 등을 적극 활용해 수익 악화를 막을 것”이라며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고객 시프트를 통해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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