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경영 환경이 불안정해진 상황 속에서도 효성이 미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선제적 리더십이 기반이 된 것으로, 핵심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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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전경./사진=효성 제공 |
◆조현준 투자 결정에 날개 단 효성중공업
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창원에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 7월 완공할 예정으로, 공장을 짓는 데만 254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R&D(연구개발) 등이 더해지면 2년간 총 33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또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창원공장 변압기 생산능력은 20% 수준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이러한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선제적 리더십과 수요 증가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찌감치 전력 인프라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었으며, 투자는 물론 기술 개발에도 집중해 왔다.
효성중공업의 HVDC 기술력 역시 조 회장의 선제적 대응이 결실을 맺은 사례다. HVDC 기술은 해외 소수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었는데 2017년부터 효성중공업은 HVDC 개발에 나서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미국에도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에 초고압변압기를 운영 중인데 1차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투자까지 추진해 늘어나는 북미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2026년까지 생산증대를 위한 설비 및 공장 증설에 약 65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를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에서만 2분기 영업이익 1685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8.7%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또 2분기 신규 수주는 2조1970억 원이며, 수주잔고는 10조7000억 원에 달한다.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일감 확보에도 한층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의 실적이 부진할 때에도 기술 확보 등 투자의 끈을 놓지 않았고, 그 결과가 지금의 수주 확대와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현재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조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면서 신규 투자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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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제공 |
◆특수가스 확대에 수소로 영역 넓힌다
조 회장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움직임은 효성중공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특수가스를 효성티앤씨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현재 효성티앤씨는 NF3(삼불화질소) 등 6종류의 특수가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2029년까지 15종류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이 특수가스 투자에 나선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가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및 공정에 특화된 원료로, 관련 산업이 성장할수록 특수가스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는 매출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특수가스 매출은 약 2000억 원 수준인데 2029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로 보고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사업 모델을 구축해 미래 에너지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액화수소 플랜트를 통해 수소를 직접 생산하며, 수소 충전소는 물론 수소엔진발전기 등을 활용함으로써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를 통해 효성그룹을 수소 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글로벌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읽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리더로 꼽힌다”라며 “뚜렷한 미래 비전과 과감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효성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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