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20년 간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고령화로 향후 5년 내 정점을 통과하며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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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0년 간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고령화로 향후 5년 내 정점을 통과하며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김상문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향후 5년 내외로 현 수준 근방에서 정점을 형성한 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기대수명 증가와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작용해 온 것으로 분석했다.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중고령층은 금융자산을 축적하고, 청장년층은 이들이 공급한 자금을 차입해 주택 위주의 자산을 축적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3%를 기록하며 세계 5위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가입국 등 35개국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층(25~44세) 비중이 1%포인트(p) 감소하고 고령층(65세 이상) 비중이 1%p 증가하면 가계부채 비율은 약 1.8%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년(2003∼2023년)간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33.8%p)을 분석하면 28.6%p는 기대수명 증가에 의해, 4.0%p는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저출생으로 인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대수명이 정체된 상태에서 고령층 비중이 증가할 경우, 경제 전반의 자금 공급 여력은 축소되고 청년층 인구 감소로 가계의 자금 수요 역시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향후 가계부채는 점차 감소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수년 내 가계부채 비율이 정점을 지나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2070년에는 고령화로 인한 하락효과(-57.1%p)가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상승효과(29.5%p)를 뛰어 넘어, 현재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27.6%p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비율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저축과 차입 행태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임의적인 총량 목표를 설정해 이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가계부채 정책이 불필요한 마찰과 높은 조정비용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총부채원리금상환지율(DSR) 규제의 일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자금 흐름을 과도하게 제약하기보단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와 금융기관의 거시건전성 유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은 가계부채 증가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보증비율과 보증료율의 조정 및 정책금융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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