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2조원 가까이 늘며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전 체결한 대출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규제 이후 주택 관련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에 자금 수요가 쏠리면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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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2조원 가까이 늘며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8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58조9734억원)과 비교했을 때 일주일 사이 1조9111억원 증가한 규모다. 일 평균 증가액은 약 2730억원으로,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지난달(133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신용대출이 주도했다. 신용대출은 103조9687억원에서 105조380억원으로 일주일 사이 1조693억원 늘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이 주택 관련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은행권은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을 반영해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시행 중이던 '임대인 소유권 이전 전세대출 중단' 조치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적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이미 막았고, 이달부터는 'KB직장인 든든 신용대출' 시리즈 3종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대표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금리를 '금융채 5년물'로 대면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앞서 제일은행은 가계대출 규제 발표 이후 전산시스템 정비를 위해 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는데, 가계대출 관리 강화 차원에서 9월까지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늘어난 반면 주담대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604조5498억원으로, 6월 말(603억9702억원)과 비교해 한 주 사이 5796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대출 규제 정책의 이행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규제지역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강화 등 추가 조치를 즉시 이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은 그동안 점검을 생략해온 법인대출 5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 1억원 이해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 이상 샘플을 추출해 점검할 계획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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