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 농식품 혁신 확산에 의지 모아
공동 대응 담은 장관선언문 발표, 한-일 양자면담 등 협력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9~1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회원경제체가 합의한 장관선언문을 채택했다.

   
▲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사진=농식품부


이번 회의에는 한·중·일을 비롯한 APEC 21개 회원경제체 모두 참석해 농식품 혁신 확산을 통한 식량안보 강화라는 공동 목표 아래 농식품 혁신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공동 번영을 위한 농식품 시스템의 혁신 추진(Driving Innovation in Agri-food Systems for Shared Prosperity)’을 주제로, △2030 식량안보 로드맵 중간점검 △식량안보 정책 실무회의 운영세칙 확정 △회원경제체 간 혁신 사례 공유 △인공지능(AI) 활용을 위한 협력 방안에 관한 논의를 이끌었다. 

이번에 발표한 장관선언문은 7개월 간의 논의를 거쳐 마련된 성과물로, APEC 회원경제체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식품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혁신 확산에 협력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의 혁신을 통해 식량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혁신 기술 도입과 디지털 격차 해소 등 아태지역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략이 포함됐다. 

특히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촌 활성화, 청년 농업인 지원, 식량 접근성 향상 등의 의제도 강조하며 APEC 차원에서의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Food+를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도 됐다. 

회의 기간 동안 스마트팜, 스마트 농기계·기술, 수출 주력 품목, 전통주, K-스트리트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농업혁신 전시관을 운영했으며, 특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우리 술(K-sool)을 활용한 칵테일 시음과 올해 우리 술 품평회 대통령상 수상작 ‘천비향’을 공식 만찬주로 선보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송미령 장관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이 시기에, 모든 회원경제체가 뜻을 모아 장관선언문을 채택하게 되어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식량 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농식품 혁신 정책과 K-Food+의 가치·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과의 양자면담을 통해 K-Food+ 수출 확대 방안을 적극 협의하는 한편, 연이어 한중일 농업 장관회의도 11일 개최해 주요 국가와의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기로 했다.
 
3국 장관회의는 2018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3차 회의 이후 7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3국 간 농업 협의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데 의미가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성 대신, 한 쥔 중국 농업농촌부 부장과 함께 제4차 한일중 농업장관회의가 개최돼 △식량안보 △동물질병 대응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지역 활성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협력 △글로벌 협력 등 6개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각국 장관은 자국의 정책 현황과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향에 대해 실질적이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3국은 기후위기, 초국경 전염병 확산, 공급망 불안정 등 농업 분야의 복합적 도전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 탄소중립형 농업 전환, 청년농업인 육성 등 각국의 핵심 정책을 중심으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청년농업인 교류사업 확대, 수석수의관 협의체 정례화, 세계중요농업유산 기반의 국가 간 경험 공유, 기후스마트 농업기술 공동 개발 및 정책세미나 개최 등 구체적 실행과제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정보교환을 넘어, 정책 연계성과 현장 적용성까지 고려한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회의 종료 후 3국 장관은 공동선언문을 채택·서명하고, 향후 농업 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회의를 정례화·제도화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회의 주요 성과를 공식 발표했다.
 
오찬자리에서는 3국 대표단 간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한·중·일 식문화를 조화롭게 담은 K-Food 시식과 3국 전통악기 협연을 통해 상호 공감대를 넓혔다.

차기 회의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3국은 이번 논의의 연속성과 실천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긴밀히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 한중일 농업 장관회의 행사./사진=농식품부

송 장관은 이를 계기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성 대신과 양자면담을 갖고, 양국 간 농업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도 나눴다.

이번 면담은 한일 양국이 지난 4월 실무자급 교류와 5월 차관급 면담 등을 통해 우호 분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2018년 이후 첫 장관급 소통을 이어간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일반 농업분야 협력뿐 아니라 세계중요농업유산 협력, 일본 국제원예박람회 개최, 한국 음식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송 장관은 “한일 양국은 유사한 농업구조와 과제를 공유하고 있으며, 실질 협력을 통해 상호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면담이 양국 간 농업 협력의 폭을 넓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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