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상반기 나란히 매출 뒷걸음질, 롯데百만 수익성 개선
소비 침체 여파에 패션 부진, 명품·식품 판매만 늘며 양극화 심화
매장 리뉴얼 통해 공간 경험 강화…외국인, 실적 반등 동력으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지면서 롯데·신세계·현대 주요 백화점 3사 상반기 매출이 나란히 감소했다. 명품과 식품 판매는 증가했지만 패션, 잡화 등의 매출 부진으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백화점 업계는 차별화된 공간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왼쪽부터) 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 본점 전경./사진=각 사 제공


1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한 1조56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심리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9% 증가한 1911억 원으로, 운영 경비 효율화 및 판관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한층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1조2875억 원, 영업이익은 1789억 원을 각각 1.4%, 8.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매출 1조1791억원, 영업이익 1666억 원으로 각각 2.2%, 4.3% 줄었다.

백화점 업계 외형이 축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패션 부문 부진이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3사 상품군별 매출은 1월(잡화, 여성캐주얼, 남성의류, 아동스포츠), 6월(여성정장)을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 했다. 패션·잡화류가 백화점 3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40%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유명브랜드(명품)과 식품은 3월, 식품이 2월을 제외하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다. 백화점 소비층 내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가 상품과 생필품 판매가 나란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의 경우 소비심리 악화, 날씨 영향에 더해 가격이 보다 저렴한 아울렛 등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의 경우 아직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특히 백화점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럭셔리 워치와 주얼리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라면서 “다만 패션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커머스나 아울렛으로 전이되지 않는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백화점 3사 전년동월대비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추이./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백화점 업계는 매장 리뉴얼 등 공간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식품관을 확대하고, 팝업 스토어와 체험형 콘텐츠 등을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백화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고객이 체험하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만큼, 기존 소비층 접점을 늘리며 이들의 부가소비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경험을 중시하는 매장 전략은 외국인 고객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주요점포(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5.7%에서 올해 상반기 11.6%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더현대서울, 무역센터점 등 주요 점포 외국인 매출 비중이 15%를 웃돌았다. 백화점 업계는 오는 9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외국인 고객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이 물판 위주로 매장을 구성했다고 하면, 최근에는 여유 공간을 활용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나 놀이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단순 구매 목적의 방문을 넘어 공간 자체를 즐기러 올 수 있도록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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