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KT가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며 2022년 이후 3년 만에 통신업계 연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탈환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1조 원대 영업이익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SKT)의 유심 해킹 사태의 영향이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를 중심으로는 향후 통신3사 간 수익성 경쟁 구도는 AI(인공지능) 사업에 따라 또 변화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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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T 제공 |
KT는 11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148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5.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6% 늘어난 4687억 원이다.
매출은 연결 기준 7조4274억 원, 별도 기준 4조77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4.9% 증가한 수치다.
KT는 통신과 AX(인공지능 전환) 등 핵심 사업의 성장과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 등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우선 사업적으로는 유·무선 가입자가 확대됐다. 무선 사업은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기반 확대와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에 힘입어 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유선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으며 관련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미디어 사업은 VOD(주문형 비디오) 매출 감소에도 IPTV 가입자 순증 확대와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8% 성장했다.
기업서비스 매출은 통신과 AI·IT(정보기술) 사업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특히 AI·IT 분야는 클라우드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8% 성장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 가운데 인건비도 감소해 비용 효율화 전략이 먹혀들었단 분석도 나온다. 연결기준 2분기 KT 인건비는 1조1194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2분기(1조2132억 원) 대비 7.7%가량 감소한 수치다.
KT는 지난해 말 특별희망퇴직으로 2800명을 내보낸 바 있다. 또 자회사 설립을 통한 인력개편도 진행했는데, 이로 인해 1483명은 KT넷코어로 240명은 KT P&M으로 전출됐다. 자회사로 이동한 직원들은 KT 기본급의 70%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신규채용 급여 수준은 연 4000만 원으로 맞췄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통신 본업의 견조한 성장과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더해져,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차질없이 이행해 KT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AI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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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전반적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SKT 유심 해킹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번호이동이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조8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045억 원으로 19.9% 늘었으며 이는 창사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특히 2분기 고배를 마신 SKT와의 영업이익 격차(SKT 3383억 원)는 339억 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증권가는 LG유플러스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재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95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를 웃돌았다"며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이 예상보다 높았고, 영업비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2025년 연간 연결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올해 '1조 클럽'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를 중심으로는 하반기 통신3사의 수익성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SKT는 영업이익 1조8234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8631억 원, KT가 809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는 KT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판도가 뒤바뀐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T 유심 해킹 사태 이후 대규모 번호이동이 발생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가 직접적인 수혜를 봤다"며 "양사 모두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고객 유치 전략을 펼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통신3사가 모두 하반기 AI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방위적인 전략을 펼치고 나선 만큼 AI 역량에 따라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AI' 프로젝트가 통신업계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 SKT 반격, 하반기 주목해야
SKT는 2분기 상대적 실적 부진 속에서도 'AI 카드'를 내세워 회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SKT는 통신사 중 유일하게 '언어·멀티모달·행동을 융합한 차세대 트랜스포머 기반 초거대 모델 개발 및 K-AI 서비스 구현' 분야에 주도 사업자로 선정됐다.
해당 프로젝트에 선정된 팀은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된다. SKT는 1000장이 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를 조성해 개발사들에게 공급을 준비 중이다.
또 SKT는 지난 6월 AWS(아마존웹서비스) SK그룹 멤버사와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울산 AID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SK그룹 전반의 역량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의 핵심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여기에 SKT는 서울 구로 DC(데이터센터)가 가동되는 시점(2030년 완공 목표)에 총 300㎿(메가와트) 이상의 DC 용량을 확보하게 되며, DC 가동률 상승에 따라 2030년 이후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프로젝트에 선정되고, 탈락한 기업 간의 향후 AI 기술 격차가 어떻게 될 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독자적인 AI 기술력을 얼마나 견고히 갖추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T는 고객 할인혜택 등 지원을 확대하며 가입자 유치에도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SKT는 지난 1일부터 T멤버십에서 매달 3개의 제휴사와 함께 50% 이상 릴레이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12월까지 5개월 동안 진행된다. 또 휴가를 떠나는 고객을 위한 로밍 반값 프로모션과 방학을 맞아 어린이 공연·전시도 최대 60%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윤재웅 S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앞으로도 SKT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더 나은 서비스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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