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이자장사' 관행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오히려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를 고착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들이 전방위적으로 대출 옥죄기에 나선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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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이자장사' 관행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오히려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확대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은행연합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6월 말 기준 평균 1.42%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0.51%)과 비교해 3배가량 확대된 것으로,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지난 3월(1.4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0.43%으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으나, 10월부터 1%대로 올라선 이후 올해 들어 1.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은 시장금리 반영을 내세워 예·적금 금리를 속속 낮춰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중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7%로 지난해 6월(3.54%) 대비 0.97%포인트(p) 떨어졌다. 주요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기준금리(2.50%)를 밑돌며, 2%대 후반대 상품은 완전히 실종됐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2.05~2.55%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기본금리가 연 2.55%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2.5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2.1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2.05%로 집계됐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문턱을 높여왔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올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등 전방위적인 대출 옥죄기로 대응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에도 절반으로 줄어든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 등을 감안했을 때 대출금리는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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