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제놀루션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치료제 ‘허니가드-R 액’이 작년 6월 동물용의약품 품목허가를 획득한데 이어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했다.
|
 |
|
▲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치료제 ‘허니가드-R 액’/자료사진=검역본부 |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의 애벌레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번데기로 발육하기 전에 폐사에 이르게 되며 감염력이 높고 피해가 매우 커서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2009년 국내 토종벌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돼 2011년까지 꿀벌 봉군 약 42만 군 중 75% 이상이 감소하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 양봉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개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에 상용화된 유전자치료제는 RNA 간섭(RNAi, RNA interference) 기술을 이용해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의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자 서열을 표적화함으로써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고, 꿀벌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6년간 긴급방역용 지원을 통해 낭충봉아부패병 발생 96.2%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RNA 간섭 기술은 이중가닥 RNA(double-stranded RNA, dsRNA)를 핵심 물질로 사용하는데, 이중가닥 RNA는 꿀벌 체내에서 작은 간섭 RNA(siRNA)로 분해돼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검역본부와 제놀루션이 협력해 유전자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공공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이뤄낸 대표적인 기술이전 성과로, 생명공학 기반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해 꿀벌 바이러스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RNA 간섭 기술 기반 유전자치료제는 그동안 체내 전달, 투여 방식의 제약, 경제적인 생산 방식 등의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와 제놀루션은 경구투여로 전신에 RNA 간섭 효과가 전달되는 꿀벌 생리학적 특성을 활용해 설탕물과 섞어 체내 전달 문제를 해결하고, 핵심 물질로 사용하는 이중가닥 RNA 대량 생산 인프라를 구축, 세계 최초로 동물용의약품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유전자치료제는 본격 상용화돼 농가에 공급이 가능해졌으며, 주요 작물의 수분 매개자인 꿀벌의 질병 저감을 통해 농업 생산성과 경제적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놀루션에서는 국내 공급 확대를 위한 조달등록 절차를 추진 중이며, 해외 시장 출시도 준비 중이다.
김정희 검역본부장은 “꿀벌은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꿀벌의 질병 예방은 생태계 균형 유지에 필수적”이라면서, “공동연구로 개발·상용화된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치료제가 꿀벌 개체수 감소를 막아 국내 양봉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