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정부가 배드뱅크 설립에 이어 신용사면을 단행하기로 하면서 카드사들이 건전성 리스크 확대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체 이력이 삭제되면서 신규 고객 대거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나 연체율 악화 등 잠재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서민·소상공인이 코로나19, 경기침체, 계엄 사태 등으로 채무 변제를 연체했더라도 성실하게 전액을 상환하면 연체 이력 정보를 삭제하는 신용회복 지원을 다음달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 사진=미디어펜 DB


지원 대상은 2020년 1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5000만원 이하의 연체가 발생했으나 연말까지 연체금 전액을 상환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다.

올해 6월 말 기준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인원은 약 324만명으로, 이 중 약 272만명이 이미 상환을 완료해 지원 대상이 된다. 나머지 52만여명도 연말까지 전액 상환하면 신용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 지원 대상자들의 연체이력 정보는 금융기관 간 공유가 제한되며 신용평가회사(CB)의 신용평가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기존에는 연체 채무를 전액 상환한 이후에도 연체 이력이 신용정보원에 최대 1년간 남으며, 신용평가회사는 최대 5년까지 연체 이력을 보유한다.

금융위는 신용회복 지원을 통해 성실 상환자들의 신용평점이 상승해 금리·한도·신규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21년과 2024년에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발생한 소액연체 전액 상환자의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두 차례 시행했다.

당시에는 지원 대상이 2000만원 이하 연체 차주였으나 이번에 기준 금액이 5000만원 이하로 상향됐다.

연체 기록이 삭제되면 신용점수가 올라 은행권에서 신규대출 신청이 가능하고 정지됐던 카드거래도 재개될 수 있다.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개인의 신용평점은 653점에서 684점으로 평균 31점 올랐다. 특히 20대 이하에서 40점, 30대에서 32점 상승하는 등 청년층 혜택이 상대적으로 컸다. 개인사업자의 경우에도 신용 평점은 약 101점 상승해 평균 725점이 됐다.

카드사들은 신용사면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증가하고 카드론 등 대출이 늘어날 경우 연체율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드사를 찾는 차주는 중저신용자가 많은데 신용점수 상승으로 재대출 후 상환이 지연되는 악순환 고리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분기 전업 카드사 8곳의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채권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평균 1.93%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연체율이 2%를 넘으면 위험신호로 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연체를 했던 고객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잠재리스크가 커졌다”며 “상환 능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카드사로 몰릴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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