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자수익 감소에도 불구 비이자수익에서 선방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케뱅의 경우 1분기 실적부진 여파로 상반기 역신장이 불가피했지만 2분기에만 90% 이상 순이익 성장세를 거둬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카뱅도 비이자수익 비중을 36%까지 확대하는 등 실적 장세를 이어갔다. 두 은행 모두 플랫폼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면서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 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34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3168억원 대비 약 9.8% 성장했다. 카뱅이 올 상반기 263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2314억원 대비 약 14.0% 성장한 반면, 케뱅은 같은 기간 842억원을 거두는 데 그쳐 전년 동기 854억원 대비 약 1.4% 역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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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자수익 감소에도 불구 비이자수익에서 선방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케뱅의 경우 1분기 실적부진 여파로 상반기 역신장이 불가피했지만 2분기에만 90% 이상 순이익 성장세를 거둬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카뱅도 비이자수익 비중을 36%까지 확대하는 등 실적 장세를 이어갔다. 두 은행 모두 플랫폼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면서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사진=각사 제공 |
반면 2분기 순이익에서는 두 은행 모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두 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9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549억원 대비 약 25.6% 급증했다. 카뱅이 약 5.1% 성장한 1263억원, 케뱅이 약 96.5% 폭증한 682억원을 각각 거뒀다. 특히 케뱅의 경우 지난 1분기 비이자수익 성장세에도 불구 이자수익이 급감하면서 순이익이 약 68% 급감했는데, 2분기 본격 부활에 성공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두 은행의 실적 호조세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플랫폼 효과 등 비이자수익에서 부각됐다. 2분기 기준 비이자수익 실적을 살펴보면 카뱅은 28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195억원 대비 약 27.9% 급증했고, 케뱅도 197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169억원 대비 약 16.2% 성장했다. 카뱅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 중 비이자수익 비중이 36%까지 치솟았다.
카뱅은 비이자수익 성장 배경에 대해 대출, 투자, 지급결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플랫폼 역량이 강화되고, 펌뱅킹·오픈뱅킹, 광고 부문 수익에서 고루 성장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앱에서 타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는 '대출 비교 서비스' 외에도 투자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며, '대출·투자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상반기 체크카드 취급액과 시장 점유율(결제금액 기준)은 2017년 오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금융자산 손익도 효율적인 자산 배분 전략에 힘입어 올 상반기 3458억원을 거뒀다.
케뱅도 채권 운용수익과 플랫폼광고 수익 확대에 힘입어 비이자수익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플랫폼광고에서 고객유입이 두드러졌는데, 올해 초 출시한 앱테크 '용돈받기' 서비스가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이에 케뱅은 다른 앱테크 서비스에도 광고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두 은행 모두 핵심사업인 이자수익에서는 실적부진이 불가피했다. 시장금리 인하 기조 속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이 더해지며 대출(여신)수익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까닭이다. 2분기 이자수익을 살펴보면 카뱅은 49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146억원 대비 약 3.4% 감소했다. 케뱅도 1033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1286억원 대비 약 19.7% 급감했다. 특히 케뱅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와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 상향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이 어우러져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역설적으로 대출잔액은 늘어났는데, 주로 중·저신용자 및 개인사업자를 위한 포용금융 증가분이다. 카뱅의 여신잔액은 44조 8000억원으로 가계대출은 24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은 6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뱅의 여신잔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8% 증가한 17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올해 2분기에만 약 2700억원 증가하며, 전체 여신잔액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2분기 포용금융 비중(평잔기준)은 카뱅 33.1%, 케뱅 34.4%를 각각 기록했다.
2분기 말 수신잔액은 카뱅이 약 3조 3000억원 증가한 63조 7000억원, 케뱅이 약 22.5% 급증한 26조 8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일제히 하락했다. 카뱅이 1.92%에 그쳐 전분기 대비 약 0.17%p 축소됐고, 케뱅도 0.05%p 하락한 1.36%를 기록했다.
두 은행의 건전성 관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카뱅의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지난해 2분기 0.48% 대비 약 0.04%p 악화됐다. 케뱅의 경우 연체율이 지난해 2분기 0.90%에서 올해 2분기 0.59%까지 내려왔다. 다만 포용금융을 꾸준히 확대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건전성 관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뱅 관계자는 "고객의 활동성 증가에 따른 수신 확대는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성장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케뱅 관계자는 "고객 확대와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 성장, 철저한 건전성 관리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정교한 여신 관리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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