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전력기기 3사가 북미에서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에서는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 유럽 등으로 보폭을 넓히며 입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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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
◆북미 매출 확대…향후 전망도 밝아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북미에서 70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한 수치다.
LS일렉트릭은 올해 북미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0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보다 약 25% 늘어나는 규모다. 북미 매출 비중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20% 수준이었던 북미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24%, 2분기에는 33%까지 올라섰다.
효성중공업은 북미 매출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멤피스 공장에서만 연간 2억 달러(약 2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까지 더해지면 북미 매출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업계 내에서는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 비중이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에너지 인프라 확충 및 AI(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변압기, 차단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3사들도 북미에서 수주를 늘리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AI 산업을 키워 수출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도 전력기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 전망도 한층 밝아지고 있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가 이뤄지면 변압기·차단기 등 핵심 설비에 대한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중동·유럽도 적극 공략…글로벌 시장 공략
전력기기 3사들은 북미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동남아시아·중동·유럽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북미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글로벌 수요처를 넓힘으로써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과 중동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800GW(기가와트)의 신재생에너지 증설, 데이터센터 건설 등으로 인해 전력기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AI 허브를 조성하고, 관련 인프라 투자를 위해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 규모의 AI 펀드 조성을 준비 중으로 이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해당 지역에서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에 나서며 신규 수주 확대에 힘쓰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1990년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주변 국가들로 영역을 확장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효성중공업 역시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높은 기술력과 현지 고객 맞춤형 전략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주 성과를 올리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전력기기 3사들은 북미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 국가에서는 산업화·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도 노후 인프라 교체 수요가 있다”며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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