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항생제를 설계해 동물실험에서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임질과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동시에 억제하는 신물질을 AI로 개발했으며 이번 성과가 고갈 위기에 놓인 항생제 개발의 ‘제2 황금기’를 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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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ixabay |
14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MIT 연구팀은 성병인 임질을 일으키는 임균과 메티실린 MRSA에 효과가 있는 새 항생제 후보물질을 생성형 AI로 개발하고 동물 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를 과학저널 셀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거나 미발견 물질까지 포함해 총 3600만 개의 화합물을 조사하는 AI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AI모델에는 기성 화합물들의 화학구조는 물론 이들이 다양한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도록 학습시켰다.
AI모델은 탄소, 수소, 질소 등의 원자로 구성된 다양한 분자구조에서 박테리아가 어떤 영향을 받는 지 학습했다.
연구팀은 학습이 끝난 AI 모델을 기반으로 두 가지 새 항생물질을 설계했다. 8개에서 19개의 원자로 이뤄진 화학물질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검색해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시작으로 신물질을 설계하는 방식이었다. 또 다른 방식은 AI에게 처음부터 자유 설계를 맡기는 방식이었다.
이후 연구팀은 AI 모델에 이미 상용화된 항생제와 유사한 물질은 제외하도록 했으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합물도 배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얻어진 새 화학물질은 실험실 배지에서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MIT 연구팀의 제임스 콜린스 교수는 "생성형 AI가 완전히 새로운 항생물질을 설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슈퍼버그(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와의 싸움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BBC는 이번 시험 결과가 임상시험을 거쳐 처방할 수 있는 상용 항생제 개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친 추가 연구와 승인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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