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북 화해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드러내며 두 차례에 걸쳐 '인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경축사에서 새로운 대북 제안을 하지는 않았지만,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드러내는 등 북한의 우려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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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8.15./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이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를 '엉킨 실타래'로 표현하며, 신뢰회복과 대화 복원을 시작으로 인내심을 갖고 풀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흡수통일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한국은 자국헌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망상을 명문화해놓고"라고 언급하는 등 남측이 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당장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북 전단 살포 저지 외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및 확성기 철거 △국가정보원의 대북 라디오·TV 방송 중단 △한미연합훈련 일부 조정 등의 조치를 연달아 취했다.
그럼에도 김 부부장은 지난달 28일 담화에서 이재명 정부도 전임 정부와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하며,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날 담화에선 우리 정부의 대북 조치들을 "기만극"이라고 평가 절하까지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우리의 광복절 격인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 연설에서 한국을 일절 언급하지 않는 무시 전략을 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경축사에서 비핵화 문제를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라며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북·미북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현재 '비핵화 협상'은 없다며 미국과의 대화도 핵보유국 인정이 전제돼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비핵화'를 언급하면 북한과의 대화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비핵화'를 강조한 건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하면서도, 비핵화 목표를 양보할 수는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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